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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獨 총선 D-1… 16년 만에 좌파 연정 꾸려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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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이달 26일(현지시간) 독일 총선을 앞두고 열린 23일 독일 공영 ARD 방송 토론회에 각 당 대표들이 참석해 준비하고 있다. 베를린=AFP연합뉴스


독일 총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16년 만에 극좌 세력이 포함된 연립 정부가 탄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받고 있다.

24일(현지시간) 가디언은 독일 좌파 진영에서 연립 정부 탄생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폴리티코 여론조사에 따르면 올라프 숄츠 대표가 이끄는 중도좌파 성향 사회민주당(SPD)이 25%로 가장 앞섰다. 그 뒤를 기독민주(CDU)·기독사회(CSU) 연합이 21%, 녹색당이 14%, 중도 우파인 자유민주당(FDP)이 11%, 극우 성향의 독일을위한대안(AfD)이 11%, 극좌 성향의 좌파당(링케)가 7%를 각각 기록했다.

과반수 정당 출현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여론조사대로 사민당이 1당이 되면 16년 만에 좌파 연정이 들어설 가능성이 크다. 이미 사민당은 1당이 될 경우 녹색당과 연정하겠다고 밝혔다. 투표 결과에 따라 3당 연정이 필요하면 자유민주당과 3자 연대로 연정을 출범시킬 수 있으나 자유민주당 대신 극좌인 좌파당을 연정으로 출범시킬 가능성도 있다. 자유민주당이 친환경 정책을 위한 증세에 반대하며, 녹색당과 대립 소지가 있어서다. 가디언은 “자유민주당이 사민당의 주요 공약인 최저임금 인상, 부유세 등에 대해 부동의를 고수하면 좌파당과의 연정이 더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민당과 녹색당 모두 좌파당과의 연정은 배제한다는 게 공식 입장이지만, 각 당 내부에서는 이 같은 입장에 회의론이 나오고 있다. 사민당은 2013년 우익 포퓰리즘과 극우 세력을 제외한 어떤 정당과도 연정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우기도 했다.

좌파당 내부에서도 연정 가능성이 제기된다. 좌파당의 스테판 리베히 의원은 “사민·녹색당·좌파당 연합 구성이 특별히 유력하지도 않지만, 배제할 수 있는 결과도 아니다”라며 “이 연합은 보수 진영에서 만들어낸 ‘귀신(부기맨)’ 그 이상”이라고 밝혔다.

다만, 좌파당이 독일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탈퇴를 공약으로 내걸고 있어 나토 동맹을 지지하는 사민당과의 간극 좁히기가 연정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선거 기간 중 기독민주·기독사회 연합은 이 점을 공식적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이들은 “사민당이 좌파당과 연정을 맺으면 안보의 위협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사민당 역시 “독일을위한대안을 제외한 어떤 정당이든 나토에 대한 의지를 보이는 당이 연정 협상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40%에 달하는 부동층도 변수다. 독일 일간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너 차이퉁이 독일 여론조사기관 알렌스바흐 연구소에 의뢰해 이달 14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권자 중 40%가 아직 지지 정당을 결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카스텐 니켈 테네오인텔리전스리서치 부소장은 “부동층의 표를 어떤 당이 가져갈지 예단하긴 매우 어렵다”며 “기독민주·기독사회 연합이 제1당으로 역전할지, 녹색당이 지지율을 얼마나 끌어모을지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지민 기자 aaaa346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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