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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경비원 父, 곰팡이 핀 선물세트 받고도 감사하다고"…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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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선영 기자] 은퇴 후 경비원 일을 하는 아버지가 주민으로부터 유통기한이 지나 곰팡이가 가득 핀 선물 세트를 받았다며 분노한 자식의 사연이 전해져 공분이 일고 있다.

2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경비원한테 유통기한 지난 쓰레기 선물세트 주는 사람’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작성자 A씨는 “경비원들한테 유통기한 지난 쓰레기 먹으라고 주거나 자기 쓰기 싫고 버리기 아까운 거 생색낼 겸 준다는 얘기 들어 보셨죠?”라면서 “그간 유통기한 지난 코코아가루, 화장품 이런 건 소소하게 몇 번 받아오시긴 했었는데 오늘 너무 충격받아 글을 쓴다”고 운을 뗐다.

이와 함께 그는 아버지가 받아 온 2개의 선물세트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에는 오염된 선물세트 상자 모습과 내용물의 모습이 담겼다. 특히 한 선물세트 안에 담긴 깡통햄은 한 눈에 봐도 곰팡이가 가득한 상태다.

이데일리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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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딱 봐도 ‘스팸 선물 세트’ 상자 겉면이 많이 긁히고 곰팡이가 보이길래 열어봤더니 스티커는 이미 개봉돼있고 상자 안쪽이 온통 곰팡이가 피었다”면서 “유통기한을 보니 2018년까지였다”고 토로했다.

또 식용유와 햄이 담긴 선물 세트 사진을 보여주면서 “이미 겉면은 오염이 심했고 곰팡이 냄새도 확 났다. 뚜껑을 열어보니 참담하다. 믿을 수 없어서 유통기한을 확인해보니 무려 2017년까지였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아버지께 물어보진 않았지만 같은 사람이 줬을 것 같다”며 “각각 두 사람이 같은 날 이런 쓰레기를 줬을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 배울 만큼 배우고 소일 거리로 경비원 하시는 분들 많다. 저런 쓰레기 받아도 모르고 쓰고 먹지 않는다. 기분 나빠도 말 안하고 그냥 버린다”라며 “혹여 정말 절박한 생계로 하신다 해도 이런 쓰레기 주면 안 되지 않느냐. 경비 하시는 분들 대부분이 노인 분들인데 상한 거 드시고 탈 나서 잘못 되면 어쩌려고 저런 쓰레기를 선물이라고 주는지 너무 어이없고 화나고 씁쓸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내용물은 모른채 웃으면서 고맙다고 인사했을 아빠 생각하니 너무 화나고, 누가 줬는지 물어서 눈앞에 다 집어던지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기가 막힌다. 쓰레기 같은 인간이다” “찾아가서 다시 돌려줘라” “주면서 양심 안 찔렸나” “경비원이라고 무시당할 분들 아니니 제발 그러지 좀 마라”면서 비판의 날을 세웠다.

한편 다음달 21일부터는 개정된 공동주택관리법에 따라 아파트 경비원에 대한 입주민 ‘갑질’이 금지된다. 그동안 아파트 경비원은 입주민들로부터 주차 관리·택배 배달 등 업무를 지시받아 수행하는 등 ‘갑질’ 논란이 자주 발생했다. 그러나 바뀐 법에 의하면 아파트 경비원에게 경비 업무 외 허드렛일을 시킬 경우 최대 1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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