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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이슈 국내 백신 접종

눈 부은 여중생에 화이자 접종…끊이지 않는 백신 오접종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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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18세 미만 오접종…눈 치료하러 온 중학생에 화이자 백신

유효기간 지난 백신도 문제

경기 평택성모병원도 권고기한 지난 백신 104명에 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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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민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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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백신 오접종 사고가 잦으니까 걱정되죠.", "백신 접종할 때 대상자 확인은 기본 아닌가요?"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자가 24일 기준 56만명을 넘는 등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는 가운데 오접종 사고가 잇달아 일어나 문제가 되고 있다. 일선 의료기관에서 유효기간이 지난 백신을 잘못 접종하거나, 백신 접종대상자가 아닌데도 오인해 접종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상황이 이렇자 시민들은 백신 접종에만 급급하다 보니 의료 기관 등에서 제대로 접종 대상자를 확인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는 백신 오접종 사례를 줄이기 위해 접종 기관에서 접종 대상자의 신원을 제대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경기 남양주시의 한 내과병원에서 중학생에게 실수로 코로나19 화이자 백신을 오접종하는 일이 발생해 파문이 일었다. 현재 국내에서는 미성년자에게 백신 접종을 하지 않고 있다.

23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지난 22일 눈이 부어 남양주시의 한 내과를 찾은 중학생 A양에게 의료진은 화이자 백신을 접종했다.

병원 측은 접종 후 실수를 인지하고, A양과 보호자에게 백신 오접종 사실을 밝혔다. A양은 미열 증상 외에 큰 이상 반응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성년자에 백신을 접종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3일 전북 전주시 덕진구의 한 소아청소년과의원에서는 의료진 실수로 B군(12)이 화이자 백신을 접종받았다. B군은 다래끼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았다가 의료진의 착각으로 코로나19 백신 주사를 맞은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병원 측은 "체구가 커서 초등학생인 줄 알지 못했다"며 "의료진이 착각했다"고 과실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B군은 이상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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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준비하는 의료진.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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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하면 권고 기한이 지난 백신을 잘못 접종한 사례도 있었다. 지난 2~3일 경기도 평택성모병원은 권고 기한이 지난 백신을 104명에게 잘못 접종했으며, 서울 고려대구로병원 또한 지난달 26∼27일 해동 후 접종 권고 기한이 임박했거나 초과한 백신을 140여명에게 접종한 것으로 드러났다.

백신 오접종 사례에 시민들은 정부가 관련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난 13일 0시 기준 총 접종 건수 4321만4600회 중 오접종 사례는 1803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접종 건수 대비 0.0003% 수준이다.

직장인 김모씨(27)는 "이런 사고가 빈번히 일어나는 거 보면 참 위험하고 심각하다는 생각이 든다. 접종할 때 대상자를 확인하는 것은 기본 아니냐"며 "이런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오접종 하는 의료진에게 페널티를 부과하는 등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그래야 경각심을 갖고 의료진들이 일할 수 있다"고 했다.

관련해 정부는 오접종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지난 10일 대책을 마련하기도 했다. 당초 백신 소분상자 외부에만 유효기간이 명시돼 있었으나, 이를 내부와 측면에도 붙여 해동 후 유효기한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정부의 조치에도 오접종 사례가 끊이지 않자 예방접종 대상자 사이에선 이상반응에 대한 두려움에 오접종 우려까지 가중되고 있다.

오는 30일 백신 1차 접종을 받을 예정인 회사원 오모씨(30)는 "안 그래도 백신 부작용 때문에 접종이 꺼려지는데 그 와중에 오접종 사례까지 나오니까 불안하다"라며 "백신 때문에 의료진들이 바쁜 건 알겠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확인 절차는 거쳐야 한다"고 했다.

이어 "어떻게 보면 사람의 목숨이 달린 일 아니냐"며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조금 더 철저하게 접종 대상자를 확인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는 백신 오접종 사고를 줄이기 위해 의료진과 접종 대상자 간의 대화를 강조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백신을 접종하러) 병원을 가면 반드시 이름과 생년월일을 이야기하라고 한다. 그런 식으로 접종받을 때 '나는 어떤 백신을, 언제 맞는 사람이다'고 한번 확인하는 게 오접종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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