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7 (토)

백종원도 기다린 디아블로II…20년 전 불편함 유지했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앙일보

롭 갈레라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성역(Sanctuary)에서 뵙겠습니다.”

2000년대 초반 게임 커뮤니티에서 이 말은 가슴 뛰는 인사말로 통했다. 성역은 게임 ‘디아블로II’ 속 세상. ‘디아블로II에서 만나 게임을 하자’는 의미의 은어였다.

왕년의 ‘갓겜’ 디아블로II가 21년 만에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온다.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이하 블리자드)는 디아블로II를 현대적 그래픽으로 다시 만든(리마스터) ‘디아블로II: 레저렉션’을 24일 글로벌 출시했다. 디아블로II는 스타크래프트와 함께 블리자드를 글로벌 게임사 반열에 올린 액션 롤플레잉(역할수행)게임. 2000년에만 글로벌 275만장 이상 판매 돼 그 해 기네스북에 가장 빨리 많이 팔린 컴퓨터 게임으로 등재됐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아내 소유진씨가 최근 백 대표 이름으로 된 게임 초대장을 공개하며 “24일에 바쁘다 하더니 성역 가는 스케줄인가”라는 글을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 15일 디아블로II: 레저렉션 개발을 담당한 롭 갈레라니 블리자드 총괄디렉터를 화상으로 인터뷰했다. 그는 20년간 블리자드 등에서 개발자로 일했다.

중앙일보

디아블로II 레저렉션은 원작 디아블로II의 그래픽을 최신 방식으로 현대화했다. [사진 블리자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Q : 21년 전 인기 게임을 다시 만들었다.

A : “정해진 답 없이 자유롭게 내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게 매력적이었다. 이번 리마스터 과정에서도 가장 큰 목표는 과거에 느꼈던 재미를 살리는 것이었다. 그래픽은 최신 방식으로 현대화했지만 나머지 코드는 과거의 것을 많이 살려서 썼다. 괴물을 잡을 때 느낌, 물건이 떨어질 때의 감각 등 기존 디아블로II 감성을 현대적으로 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디아블로II: 레저렉션은 요즘 게임과 비교하면 ‘불편한 게임’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출시된 RPG 게임 대부분이 채택한 ‘자동전투’ 기능이 이 게임엔 없다. 자동전투는 이용자 편의를 위해 인공지능이 알아서 전투를 수행하고 캐릭터의 레벨을 올리는 시스템이다.

Q : 이용자 편의성을 높였다면서 왜 자동전투는 채택하지 않았나.

A : “이 게임은 그런 게임이 아니다. 직접 게임 속 세상을 탐험하고 경험하고 즐기는 게임이다. RPG 게임의 본질은 이용자가 스스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데 있다. 어떻게 자기 캐릭터를 성장시키고 어떤 괴물을 잡을지를 선택하는 게 재미다. 우린 특정 단계가 되면 뭘 쓰는 게 가능한지 문만 열어준다. 게임은 주어진 대로 받아들여야 하는 책이나 영화와는 다르다. 불편하더라도, 이 게임 원작의 매력을 살리고 싶었다.”

Q : 요즘 게임 중엔 돈을 많이 쓰면 이기는 ‘페이 투 윈(pay to win)’ 비즈니스모델(BM)을 택한 경우가 많다. ‘확률형 아이템’도 많다. 디아블로II: 레저렉션은 어떤가.

A : “우리는 그런 BM을 채택할 생각이 없다. 우리 게임의 핵심은 각각 열심히 뛰어다니며 몬스터를 잡고 능력치를 올려 성장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다.”

Q : 요즘 게임 이용자는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얘기하는데.

A : “물약이 나올 때 배경 소리까지 원작과 세세하게 비교하는 등 팬의 주문이 많았다. 가급적 많이 반영했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