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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옹진군 섬 지역 여객선 집단감염…"폐쇄 구조·승객 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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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창문도 못 열고 운항 시 객실 출입문도 모두 닫아"

이용객 수 제한 호소…인천해수청 "의견 수렴해 대책 마련"

연합뉴스

인천 섬 지역으로 가는 귀성객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인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그동안 거의 나오지 않았던 인천 옹진군 섬 지역에서 주민 등이 잇따라 무더기로 확진되면서 여객선이 감염 확산의 원인 중 하나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천시와 옹진군은 여객선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방역 당국과 확산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주민들은 여객선 객실이 밀폐된 구조인데다 이용객도 많아 감염이 확산했다고 주장하며 이용객을 강제로 제한해야 한다고 호소한다.

23일 인천시에 따르면 옹진군 섬 지역을 오가는 여객선들과 관련한 누적 확진자는 이날 0시 기준 모두 51명으로 이들 중 옹진군 주민은 34명, 나머지 17명은 타지역 거주자로 파악됐다.

일부 섬의 주민 확진자 대부분은 '델타형'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확진자가 나온 섬 지역에서는 추석 연휴 첫날인 지난 18일 15명이 양성 판정을 받은 데 이어 연휴 마지막 날인 22일까지 추가 확진자가 40명 넘게 속출했다.

그동안 옹진군에서는 확진자가 거의 발생하지 않아 지난 18일 0시 기준 누적 확진자는 13명에 불과했었다.

그러나 추석 연휴 기간 확진자가 대거 나오면서 이날 0시 기준 누적 확진자는 60명으로 대폭 늘었다.

방역 당국은 해당 섬 지역을 오가는 여객선에서 감염이 확산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역학 조사를 벌이고 있다.

해당 섬 지역을 오가는 여객선은 차도선 1척과 쾌속선 2척 등 모두 3척이다.

코로나19는 쾌속선에서 확산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들 여객선 객실 앞, 양옆, 뒤쪽에는 출입문이 있지만 창문은 모두 열 수 없는 폐쇄형인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여객선 운항 시에는 출입문도 모두 닫는 것으로 전해졌다. 환기에 취약한 구조인 셈이다.

섬 주민들은 이런 탓에 감염이 확산했을 수 있다고 주장하며 여객선 이용객 수를 제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강태무 자월면 이작1리 이장은 "해양수산부는 감염 확산을 우려해 추석 연휴 기간 여객선 정원의 50%만 승선시키라고 관계 기관을 통해 선사에 권고했지만, 해당 여객선들은 이보다 많은 승객을 태웠던 것으로 알려졌다"며 "밀폐된 객실에 이용객으로 꽉 차 있었던 탓에 감염이 확산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이전부터 감염 확산을 우려해 여객선 객실 뒷문은 운항 시에도 개방해달라고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단기간이라도 여객선 이용객을 강제로 제한하는 조치를 시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경민 덕적면 진1리 이장은 "여객선 감염 확산이 우려되는 만큼 조속히 이용객을 제한해야 한다"며 "인천시민 등에 여객선 푯값의 절반가량을 지원하는 여객선 운임지원 제도를 중단해달라고 인천시에 건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천지방해양수산청 관계자는 "여객선 이용객 제한에 대한 민원을 접수해 해당 섬 지역 주민들과 옹진군, 각 선사의 의견을 취합하고 있다"며 "내일까지 의견을 모두 모아 논의한 뒤 구체적인 대책을 세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방역 당국은 해당 섬 지역 내 감염 확산을 우려해 주민들을 대상으로 검체 검사를 벌이고 있다.

전날까지 1천여 명이 거주하는 자월도에서는 772명이 검사를 받았으며, 2천여 명이 거주하는 덕적도에서는 785명이 검사를 받았다.

tomato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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