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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총회 신경전… 바이든 "동맹 결집" 시진핑 "소그룹 지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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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직접 언급 안했지만 설전
외교 리더십 복원 나선 바이든
인도·태평양에 안보 초점 강조
화상연설한 시진핑, 미국 겨냥
"민주주의, 특정국 전유물 아냐"


파이낸셜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76차 유엔 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AP뉴시스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76차 유엔 총회에 직접 참석하지 않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연설을 미리 녹화해놨다가 공개했다.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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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서울·베이징=윤재준 기자 정지우 특파원】 미국과 중국의 국가 지도자들이 처음 함께 등장한 유엔 총회 연설에서 보이지 않는 신경전을 펼쳤다. 두 정상은 직접 상대 국가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기싸움도 펼치면서 상대국을 견제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다만 외교와 대화 등을 통한 문제 해결도 강조했다.

21일(현지시간) 76차 유엔 총회 개막을 맞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뉴욕 유엔 본부에서 취임 후 첫 연설을 갖고 외교를 중시하는 정책을 강조하며 동맹국들로부터의 신뢰 회복에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은 군사적 충돌을 원하지 않는다며 중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새로운 냉전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이 취임한 이후 아프가니스탄에서의 군사 작전을 종료하면서 미국의 가장 긴 전쟁을 끝낼 수 있었다며 이를 계기로 전세계에서 나타나고 있는 많은 사태들을 집중적인 외교로 해결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날 많은 문제들을 무기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다"며 "폭탄과 총탄은 코로나19와 앞으로 나타날 변이 바이러스로부터 막아주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아프가니스탄에서의 혼란스러웠던 미군 철수를 둘러싼 우방국들의 비난을 의식한 듯 다른 국가 지도자들과의 공조를 강조했다.

북한 문제에 관해서는 "한반도 비핵화 완수를 위해 진지하게 일관된 외교를 추구한다"라며 "역내, 그리고 한반도의 안정을 증진할 실재적인 약속 등 가능한 계획을 향한 구체적 진전을 구한다"라고 했다. 그는 북한 주민들의 삶 향상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앞으로 미국이 개도국들이 청정 에너지를 도입하고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에 대처하도록 원조를 두배로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CNN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연설에서 기후변화와 전염병 대유행 등 국제문제 대응을 위해 동맹국, 파트너 등 국제사회의 협력을 미국이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으며 또 미국 안보의 초점이 인도·태평양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중국 견제 의사를 재확인했다고 분석했다.

당초 24일 연설 예정이었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바이든 대통령에 비해 더 강도 있는 발언을 했다. 그는 "우리(중국)는 과거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타국을 침략하거나 괴롭히지 않으며 왕으로 군림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코로나19 기원을 놓고 정치적 조작을 반대하며 소그룹과 제로섬 게임을 지양한다고 주장했다. 시 주석 또한 구체적으로 대상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그동안 중국의 외교 방향을 감안하면 사실상 미국을 겨냥한 것으로 분석된다.

22일 중국 외교부는 시 주석이 이번 화상 연설을 통해 "중국은 시종일관 세계 평화의 건설자, 글로벌 발전의 공헌자, 국제질서의 수호자, 공공재 공급자이며 새로운 발전을 통해 세계에 새로운 기회를 계속 제공할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시 주석의 연설 내용은 전염병 퇴치 협력과 경제 회복, 다자주의 강화 등에 대한 내용으로 대부분 채워졌다. 현재 세계적으로 전염병이 만연한 격동의 시기인 만큼 인류의 미래와 운명이 걸린 중대한 전투에서 힘을 합쳐 승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전염병의 경우 가장 시급한 과제는 백신을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전 세계에 배포해야 한다면서도 중국은 (코로나19 기원)에 대한 과학적 추적을 지지하며 어떠한 형태의 정치적 조작도 단호히 반대한다고 지적했다.

시 주석은 또 상호존중과 상생 협력의 국제 관계를 실천해야 한다고 언급한 뒤 아프가니스탄 문제와 미국의 동맹 결집을 유추할 수 있는 단어를 열거했다.

그는 "민주주의는 어느 나라의 전유물이 아니며 외부의 군사 개입과 이른바 민주 개조라는 것은 해악을 끼쳤다는 것을 증명했다"면서 "소규모 그룹과 제로섬 게임을 지양해야 하며 한 나라의 성공이 다른 나라 실패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고 날을 세웠다.

중국 정부의 내·외부 성명과 입장들을 고려하면 외부 군사 개입이나 민주 개조는 미국 주도의 아프간 전쟁과 미군 철수를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 소규모 그룹과 제로섬 게임은 미국 중심의 동맹·우호국 결집을, 한 나라의 성공·실패는 미국의 대중국 견제를 각각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AP통신은 미국과 중국의 정상이 이번 유엔 총회 연설에서 "차분한 언어"를 선택했다면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양국간 관계 악화를 경고한 것에 대해 갈등을 진정시키려는 수사적 노력을 했다고 분석했다.

홍콩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두 정상이 이번 연설에서 서로 이견을 확인했지만 코로나19와 기후 변화에 맞서기 위한 단결을 나란히 촉구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상대국의 이름을 명시하거나 직접적인 설전을 벌이지 않은 것은 외교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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