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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튀 폐업' 지적하더니… 서울시, 베란다형 태양광 보조금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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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고(故) 박원순 전 시장의 역점사업이던 ‘베란다형 태양광’ 보조금 지원 사업을 7년만에 중단키로 했다.



서울시, 내년부터 보조금 지원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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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tv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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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22일 “베란다형 태양광 사업을 검토한 결과 투입되는 예산에 비해 효율이 크지 않고 보조금 횡령 등 여러 부작용이 있어서 내년부터 보조금 지원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베란다형 태양광은 아파트나 단독주택에 325W 안팎의 소규모 발전시설을 설치하는 사업이다. 그동안 설치비의 86%를 서울시와 자치구가 지원해왔다. 325W 기준 설치비 약 50만원 가운데 시는 38만원을, 구가 5만원을 각각 부담한다. 개인은 14%인 7만 원만 내면 설치가 가능했다.

하지만 사업중단에 따라 내년부터 시비 지원이 중단되면 베란다형 태양광 설치에 따른 개인 부담금은 7만 원에서 45만 원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새롭게 태양광 시설을 설치하는 가구도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120억 보조금 챙긴 업체들, 3~4년 안에 폐업



앞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베란다형 태양광 사업에 방만하게 집행된 보조금 실태를 지적해왔다. 시에 따르면 2014년부터 지금까지 베란다형 태양광 사업에 536억 원이 투입됐지만, 68개 업체 중 14곳이 시로부터 보조금을 받고 3년 안에 폐업했다. 보조금 수령 뒤 1년 안에 폐업한 업체도 11곳에 달했다. 일부 업체들은 사무실 비용 등을 아끼기 위해 고의 폐업한 것으로 시는 보고 있다.

업체들의 줄폐업으로 사후관리에 대한 민원이 쇄도하자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유지보수업체를 별도로 계약해 관리하고 있다. 지난해 유지보수 업체 2곳에 약 1억5000만원의 예산이 추가로 들었다. 오 시장은 “이 정도면 사기”라며 고의 폐업 의심 업체들을 형사 고발하기로 한 상태다.



"발전 효율도 떨어져…사업 전반 재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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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임대주택 그늘에 가려진 태양광 패널. 이성배 서울시의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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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란다형 태양광의 에너지 효율도 기대 이하인 것으로 시는 파악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지역 하루 평균 일조시간인 3.2시간 동안 300W 용량 미니태양광이 생산하는 전기량은 한 달 28.8kWh이다. 한 달에 300kWh가량 전기를 소비하는 일반 가구를 기준으로 하면 월평균 6000~7000원을 절약할 수 있다. 약 45만원의 설치비를 감안하면 수년을 사용해야 ‘본전’을 뽑을 수 있다는 얘기다.

서울시 관계자는 “날씨에 따라 전력 생산량이 들쭉날쭉한데 각 가정에서 얼마나 전력이 생산되고 있는지 제대로 측정이 되지 않아 사실상 방치된 곳도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서울시 조사 결과 7만 3000개가 넘는 태양광 중 5만개 가량은 정기점검조차 실시하지 않았다.

그에 비해 태양광 업체들이 챙기는 보조금은 과도하다는 게 서울시의 판단이다. 시에 따르면 지난해 설치된 주택형 태양광의 절반가량이 권장기준을 넘겨서 과대설치됐고, 용량에 맞춰 업체에 지급되는 보조금도 약 8억 원이 낭비됐다.

서울시는 현재 베란다형 태양광 사업에 대해 벌이고 있는 감사 결과가 나온 뒤, 사업 전반에 대한 재검토에 들어갈 예정이다

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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