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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추석때 먹은 그 음식 '밀키트'였구나…마트엔 품절·품절·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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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구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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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경기도 남양주 소재의 한 마트에서 소비자들이 밀키트 제품을 구매하고 있다./사진=구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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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끈한 해물탕 밀키트 좀 사려고 했는데 품절이네…다들 명절 요리하기 싫은가 봐." "있는 거라도 사가자. 이거 어때?"

지난 20일 경기도 남양주 소재에 있는 A마트를 찾은 소비자들의 발길이 멈춘 곳은 '밀키트' 코너였다. 밀키트는 식사를 뜻하는 '밀'과 세트라는 의미의 '키트'가 합쳐진 단어로 요리에 필요한 재료와 양념 등이 모두 구비된 제품이다. 이날 밀키트 코너에서는 인기 많은 밀푀유 나베, 청국장, 순두부찌개 등의 메뉴가 다 팔리자 몇몇 고객들은 "찾는 제품이 없다"며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40대 여성 김모씨는 "기름 냄새를 풍기며 전을 부쳐서 먹는 것보다 간편하게 먹고 치울 수 있는 밀키트를 선호하게 됐다"며 "예전처럼 많은 가족들이 모이지도 않으니 식구들끼리 먹을 만큼만 담겨있는 밀키트로 한 끼 식사 정도는 때워도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에는 밀키트가 워낙 잘 나와서 뭘 사서 해 먹어도 식당에서 만든 것만큼 맛있다"고도 덧붙였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추석을 맞이해 밀키트를 구매했다는 후기가 넘쳐난다. 된장찌개, 소고기전골 등 한식뿐만 아니라 송편, 전, 잡채 등 추석 요리들이 밀키트로도 나왔다. 한 누리꾼은 "이번 연휴에 밀키트 데워서 내줬는데 남편은 전혀 모른다"며 "앞으로 명절마다 밀키트를 써야겠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코로나19(COVID-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면서 집에서 소규모로 명절을 즐기는 '홈추족(HOME과 추석을 합친 신조어)'이 늘어나면서 밀키트 제품의 판매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22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추석 명절을 앞두고 밀키트 생산 수량을 전년대비 2~3배 늘렸다. 해마다 2배씩 성장하는 밀키트 판매량이 이번 추석에도 이어질 것이란 예상에서다. 실제 판매량도 예상 수준에 도달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밀키트는 매년 두 배 이상씩 성장하고 있다"며 "이번 추석 연휴에도 전년 대비 두세 배 정도는 가뿐히 늘어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밀키트 판매량 증가는 연휴 전부터 감지됐다. 마켓컬리의 경우 추석연휴를 앞둔 지난 1일부터 13일까지 밀키트 판매량은 전년동기 대비 167% 증가했다. 부대찌개, 밀푀유나베, 소고기전골, 찜닭 등 가족 단위로 즐길 수 있는 대형 사이즈 밀키트 상품이 판매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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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경기도 남양주 소재의 한 마트에서 소비자들이 밀키트 제품을 구매하고 있다./사진=구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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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편함을 앞세운 밀키트는 명절 때마다 인기가 높아지는 추세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추석 전후 일주일 동안(9월28~10월4일) 밀키트 매출은 2019년 추석 전후 일주일(9월9일~15일)과 비교해 4배 이상 증가했다. 설 연휴인 지난 2월8~14일 밀키트 매출은 2019년 설 전후 일주일(1월20~26일) 대비 356.0% 올랐다. 조리 과정이 간편한 초밥, 장어, 삼겹살, 튀김류 등의 매출도 증가했다.

업계는 밀키트 시장의 확장성을 더욱 크게 보고 있다. 1인 가구의 증가, 핵가족화, 코로나19 등 삶의 형태가 변화하면서 요리 재료를 구입하는 가구보다 밀키트를 선호하는 구매자들이 늘어나는 까닭이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밀키트 시장 규모는 2019년 대비 85% 증가한 1882억원이다. 2017년 100억원 규모에 불과했던 밀키트 시장이 3년새 18배 이상으로 성장한 것이다. 게다가 2025년까지 연평균 31% 성장해 7253억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기업별 국내 밀키트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프레시지가 22.0%, 잇츠온(hy)이 13.6%, 쿠킷(CJ제일제당)이 8.5%, 마이셰프가 4.8% 등이다. 은박지로 만든 일회용 냄비로 끓여 먹을 수 있는 전골 등 한식 메뉴부터 파스타, 장어덮밥, 월남쌈, 마라탕 등 다양한 제품군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최근엔 지역 명물이나 해외 맛집들과 콜라보한 밀키트 출시도 이어지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중국 쓰촨 지방의 정통 마라탕 간편식을 출시해 지난 8월 출시 초기 대비 2배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미쉐린 가이드 2021에 빕 구르망으로 선정된 유명 맛집 금돼지식당의 돼지고기구이 밀키트는 현대백화점 식품몰에서 매번 조기완판을 기록하기도 한다.

이마트도 서울 이태원 소재의 베트남 음식전문점 '포 레호이'와 협업한 밀키트 2종을 출시했다. LF푸드도 모노키친을 통해 일본 오사카식 쿠시카츠, 싱가포르 칠리크랩 등 이색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집밥이 유행하면서 밀키트 수요도 크게 늘었다"며 "시장이 커지면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고 특별한 메뉴로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한 업계의 노력도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구단비 기자 kdb@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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