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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집에서 코로나19 치료 받는 '홈케어'..."새 옵션으로 적극 검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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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승관 경기도 코로나19 홈케어 운영단장
"위드 코로나 설계에 '진료 전달 체계' 복원 필요"
병상 자원 효율성 높이고 의료진 격무에도 숨통
"경기 3,000명 실시... 상황 나빠지는 사례 없어"
한국일보

지난달 13일 오전 경기북부의 코로나19 거점 전담병원인 경기도 고양시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코로나 전담 병동에서 의료관계자가 환자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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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되더라도 병원이나 치료시설이 아닌 집에서 격리하며 원격으로 치료받는 '홈케어'가 다가올 '위드 코로나19' 시대의 해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동안 격리와 진료를 치료시설에서 한꺼번에 진행하던 걸 분리해 의료 전달 체계를 원상 복구하자는 것이다. 확진자가 급증할 때마다 병상 관리에 진땀을 뺐던 일을 반복한 만큼, 의료 체계가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게 하자는 취지다. 또 격무에 시달리는 의료진들의 숨통도 트게 해줄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 코로나19 홈케어 운영단장인 임승관 경기의료원 안성병원장은 20일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해 "자가 치료인 홈케어가 위드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는 데 있어 너무 중요하다"고 밝혔다.

홈케어를 확대하자는 건 경증 환자를 관리하는 생활치료센터나 자택 치료 방법이 동일하기 때문이다. 생활치료센터나 홈케어 모두 비대면 진료를 받고 약품도 원격으로 처방받는다. 오히려 특별한 증상이 없는 확진자의 경우 생활치료센터를 답답하게 느낄 수 있기에 홈케어가 좋을 수 있다.

임 원장은 "(생활치료센터의) 의료 서비스는 사실 재택 치료와 아주 동일하다"며 "간호사 선생님들이 매일 전화나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환자의 상태를 비대면으로 확인한다. 의사 진료가 필요하면 비대면으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89개 생활치료센터의 원리가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격리·진료 2년간 뭉뚱그렸지만…지속 가능성엔 문제"

한국일보

지난해 12월 2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전국적으로 병상이 부족해 자택 대기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오후 충남 홍성 홍성의료원에서 의료진들이 중증환자 전담병상을 설치하고 있다. 홍성의료원은 중증환자 전담병상을 80병상을 확대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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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원장은 '병상이 없어 집에서 대기하라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확진 판정을 받아도 안 아프고 무증상이더라도 감기 정도의 증상만 갖고 있어도 열흘간 시설에 입소해야 한다"며 "그 작은 공간에서 화장실을 공유하며 열흘간 생활하고 차가운 도시락을 먹으면서 생활하게 된다"고 반박했다.

그는 "생각해 보면 아프지 않아도 입원하는 이상한 방식"이라며 "원래 가볍게 아플 땐 외래 진료를 보고 많이 아플 때만 입원하지 않느냐"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겪어온 1년 8개월간 격리란 관리와 의료 서비스는 뭉뚱그려 하나로 존재했다"며 "자연스럽지 않고 지속 가능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임 원장은 홈케어가 '진료 전달 체계'를 복원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진료 전달 체계가 회복돼야 위드 코로나에 대비할 수 있다는 게 임 원장의 주장이다. 그는 "몸이 아프지 않을 땐 스스로 케어하고 몸이 조금 아플 땐 의사의 외래 진료를 받고 많이 아플 땐 시간과 돈을 들여 입원하는 게 정상적인 방식"이라며 "평상시 진료 전달 체계가 복원돼야 2022년, 2023년에 위드 코로나 전략을 설계할 있다.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백신 접종률을 충분히 확보하고 그다음 병상 의료 체계를 효율화 해야 한다"며 "위드 코로나가 되면 일일 확진자가 5,000명이나 1만명으로 올라갈 수 있는데 이에 대비한 관리 체계를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 원장은 또 "위드 코로나는 바이러스를 통제하는 것 못지않게 (바이러스를) 보유한 사람에게 적절한 생활 서비스,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그 사람의 선택권을 존중하고 자율권과 편리성을 제공해 사람을 보는 사회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조건 홈케어 받는 거 아냐, 옵션 생기는 것"

한국일보

13일 오전 경기북부의 코로나19 거점 전담병원인 경기도 고양시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코로나 중증 병동 병동에서 의료진이 환자에게 기도삽관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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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홈케어가 확대되더라도 경증 환자 모두 홈케어를 받는 건 아니다. 임 원장은 "무조건적인 건 아니다. 일종의 선택, 옵션이 생기는 것"이라며 "경기도민의 경우 지난주 경증 환자의 83% 정도는 생활치료센터에 계시고, 17% 정도는 재택 치료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 원장은 '외국에선 집에 있다가 갑자기 급격하게 나빠져 숨졌다는 뉴스가 나온다'는 지적에는 "지금까지 경기도에선 3,000명 가까이 (홈케어) 서비스를 시행했다"며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몇십 명, 몇백 명 정도씩 진행해 왔다. 지금까지 그런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운영 관리를 얼마나 철저하게 하느냐가 핵심인데, 시설에 있으면 안전하고 가정에 있으면 위험한 건 아니다"라며 "외국 사례는 재택 치료에 대한 업무 매뉴얼이나 지침이 불완전해 생긴 것이다. 의료 자원의 고갈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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