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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친구·사서한테 머리카락 '싹둑' 잘린 여학생···父 "인종차별" 12억 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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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미국의 한 초등학교에서 부모의 허락도 없이 혼혈인 여학생의 머리카락이 잘리는 일이 발생해 해당 학생의 부모가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고 나섰다.

이 학생의 부모는 딸의 머리카락을 자른 교직원과 친구가 모두 백인으로 '인종차별적' 의도가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18일(현지시간) AP통신과 뉴욕포스트 등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미시간주에 사는 지미 호프마이어는 지난 14일 딸 저니(7)가 다녔던 마운트플레전트 가니어드 초등학교와 도서관 사서, 수업 조교 등을 상대로 100만달러(약 12억원)를 배상하라는 소송을 냈다.

지난 3월 저니는 통학버스에서 학우에게 가위로 한 쪽 머리카락이 잘린 채 면만 잘린 집에 돌아왔다. 아빠인 호프마이어는 학교 측에 항의한 뒤 딸을 미용실로 데려가 머리 모양이 이상해 보이지 않도록 다시 머리를 잘라줬다.

하지만 이틀 뒤 딸의 반대쪽 머리카락도 잘리는 일이 또 발생하면서 호프마이어는 큰 충격을 받았다. 이번에는 학생이 아닌 학교 도서관의 사서가 딸을 미용실로 데려가 머리를 자르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처음 딸의 머리카락을 무단으로 잘랐던 아이와 미용실로 딸을 데려간 사서 모두 백인임을 알게 된 호프마이어는 학교 측이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사서와 친구, 학교의 대응이 혼혈인 딸에 대한 인종차별 행위이고 이로 인해 딸의 헌법상 기본권이 침해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호프마이어는 "이들이 의도적으로 딸에게 정신적 고통을 안겼으며 폭력을 행사했다"면서 "학교가 직원들을 적절히 교육하고 관리하지 못했다"고도 했다.

지난 6월 학교 이사회는 조사에 착수해 저니를 미용실로 데려간 사서에게 엄중하게 경고했으며, 사안을 인지했지만 보고하지 않았던 직원 2명을 포함해 총 3명이 사과의 뜻을 표시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부모의 허락 없이 아동의 머리를 자르게 한 행동이 학교 정책을 위반한 것이지만, 선한 의도에서 비롯됐으며 인종차별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호프마이어는 딸을 다른 학교로 전학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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