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년간 우리나라 우유생산비는 91.3% 인상되면서 우유가격이 세계에서 가장 비싼 나라 중 하나가 되었다. 우리나라의 원유가격은 20년 사이 72.2% 증가하며 일본 33.8%, 유럽 19.6%, 미국 11.8%에 비해 증가폭이 매우 컸다. 이처럼 우리나라에서 유독 원유가격이 높아진 것은 우유생산비가 그만큼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현재 원유가격은 생산비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반영한 '생산비 연동제'로 결정하는데 지난 20년간 우유생산비는 사료가격과 인건비 인상 등의 영향으로 91.3% 상승했다. 이 같은 가격 상승이 한국 우유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업계와 전문가들의 우려에 따라 정부는 도입 8년 만에 가격 제도를 손보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가장 큰 생산비 인상의 요인으로 과도한 사료비를 꼽았다. 지난 20년간 연평균 5.6% 증가하며 우유가격의 주된 상승 요인이 됐다. 사료비가 오른 이유는 낙농가가 유지방을 높일 수 있는 수입 사료를 쓰기 때문이다. 현 제도에서 지방이 높으면 ℓ당 최대 56.65원을 더 인센티브로 이익을 볼 수 있다.
이렇다 보니 낙농가는 가격은 비싸지만 품질이 좋은 사료를 젖소에게 많이 먹여 단기간에 생산량을 늘리고 유지방을 높여야 수익에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사료비가 더 들지만 생산비가 원유가격에 반영되니 손해를 보는 게 아니다. 단기간에 생산량이 많아지면 젖소는 좋은 품질의 우유를 생산하기가 어려워진다.
전문가들은 실제로 국산 원유가 사람들이 마시는 음용유 위주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어 유지방 함량이 품질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건강을 위해 저지방 우유를 선호하는 소비자들도 많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유성분 인센티브 가격을 국산 원유의 이용 상황에 맞춰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것을 제안했다.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검토해 올해 말까지 원유가격 결정체계 개편 등 낙농산업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오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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