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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에 맞불...EU판 일대일로 구상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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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사진출처: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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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유럽연합(EU)이 중국의 일대일로 추진을 통해 얻은 경제적, 정치적 영향력에 맞서기 위해 무역, 인프라 분야에서 세계를 연결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15일(현지시간)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연례 국정연설에서 "전 세계 국가들과 '글로벌 게이트웨이' 파트너십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게이트웨이는 유라시아 대륙을 연결하는 중국의 인프라 프로젝트 일대일로에 대항하기 위해 EU가 독자적으로 창설한 무역, 인프라 투자 사업이다.

그는 "글로벌 초경쟁 시대에 EU는 더 적극적인 글로벌 플레이어가 되어야 한다"며 "글로벌 게이트웨이는 국가간의 '의존성'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연결 고리'를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외신들은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이 의존성을 언급한 것은 미국 주도로 주요 7개국(G7) 정상들이 중국의 일대일로에 대항해 글로벌 인프라 구축에 대규모 자본을 투입하기로 한 것에 대한 견제를 드러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EU의 이 같은 움직임은 중국의 일대일로 참여국이 잉여시설과 고금리 채무만 고스란히 남는 부채함정이라는 비판에 따른 것이다. 미하엘 클라우스 EU 주재 독일 대사는 "유럽 방식으로 세계화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U 고위관리는 글로벌 게이트웨이가 중국의 일대일로를 넘어 저소득 국가에 가치 기반의 투명한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유럽이 중국이 소유한 구리 광산과 항구 사이에 완벽한 길을 건설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면서 "우리는 이 같은 투자에 관한 한 더 영리해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커지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우리는 무역 연결을 심화하고, 글로벌 공급망을 강화하며, 녹색, 디지털 기술에 대한 새로운 투자 프로젝트를 개발하기 위해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또 EU 시장에서 강제 노동으로 만들어진 제품을 금지하는 방안을 제안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중국이 신장 자치구의 소수민족 위구르족을 수출품을 만드는 데 강제 동원하고 있다는 의혹을 겨냥한 것이다.

그는 "2500만명이 강제 노동을 하도록 위협 받고, 강요 받고 있다"면서 "우리는 그들이 강제로 상품을 만들고, 이들 상품이 유럽의 상점에서 판매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이 밖에도 이날 연설에서 반도체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새로운 '유럽 칩스법'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세계적인 반도체 부족과 설계에서 생산 능력까지 유럽의 점유율 감소, 아시아 제품 의존 등을 언급하고 이는 단순히 EU의 경쟁력 문제가 아니라 기술 주권의 문제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EU 내 세계적 수준의 연구, 설계, 시험 능력을 연결하고, 개별 회원국의 투자를 조율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 법의 목적은 최신 기술의 유럽 칩 생태계를 공동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방위 문제와 관련, 다음 단계로 나아갈 때라면서 내년 프랑스가 EU 순회 의장국을 맡을 때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함께 유럽 방위 정상회의를 소집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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