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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이슈 김정은 위원장과 정치 현황

건강이상설 불식하고 민심도 얻고…김정은의 '살까기' 통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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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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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지난 9일 0시부터 1시까지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정권수립 73주년을 맞아 진행된 '심야 열병식'. 예년보다 규모가 축소된데다 신무기 공개도 없었던 열병식에서 유난히 눈에 띈 것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달라진 외모였다. 한때 과다체중으로 건강이상설이 돌기도 했던 것이 무색하게 홀쭉해졌고, 수척했던 2달 전과 달리 혈색도 좋아졌다.

◆2012년 90㎏→2020년 140㎏ = 김 총비서는 집권 초기인 2012년만 해도 90㎏였지만, 8년동안 50㎏ 가까이 살이 찌면서 지난해 140㎏까지 몸무게가 불었다. 김 총비서의 키가 170㎝ 정도임을 고려하면 집권 초기부터 이미 '고도비만'에 가까운 상태였던 셈이다.

몸무게가 불어난 이유는 식습관과 음주, 그리고 통치에 따른 스트레스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 2016년 국정원 브리핑에 따르면, 당시 김 총비서는 매주 3~4회씩 밤샘 술파티를 벌이는가 하면 무절제한 생활과 식습관을 일삼았다고 한다. 2014년 에는 40일간 잠행하다가 지팡이를 짚고 등장했는데, 이와 관련해 외신이 위 축소 수술설을 제기했다. 또 스위스 유학 시절부터 즐겨 먹었다던 '에멘탈 치즈'가 비만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기도 했다.

어린 나이에 집권을 시작한 김 총비서가 권력자로서 권위 있고 강인한 이미지, 선대 지도자들과 유사한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일부러 살을 찌웠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실제로 살이 찐 김 총비서의 외모는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과 흡사하다. 김 총비서는 지난 2019년 방러 당시 검은색 코트와 중절모를 썼는데, 이는 실제로 김 주석이 생전 즐겨 입던 스타일이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과체중으로 인한 건강 문제가 늘 그를 따라다녔다. 2018년 '도보다리 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손을 잡고 판문각에서 평화의집까지 200m 남짓한 거리를 걸어올 때 숨 차 하는 모습이 포착됐으며, 문 대통령과 함께 백두산을 오를 때도 가쁜 숨을 내쉰 바 있다. 지난해에는 심혈관 수술을 받은 후 심각한 상황에 빠졌다며 '사망설'까지 돌기도 했으나 건재한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살까기'로 건강 회복하고 민심도 = 그러던 김 총비서가 갑자기 수척해진 모습으로 공개석상에 나타난 것이 지난 6월 4일 열린 노동당 정치국 회의에서였다. 그 직전 한 달간 모습을 감춰 '신변이상설'이 불거진데다, 급격한 체중 감소까지 포착되면서 '건강이상설'이 다시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국정원은 이에 대해 "근거 없다"고 일축하고, 김 총비서가 최근 10~20㎏ 정도 체중을 감량하고 정상적 통치 활동 중이라고 밝혔다.

김 총비서는 이후 꾸준하게 감량된 몸 상태를 유지했고, 최근 영상을 보면 6월과 달리 혈색도 안정된 상태다. '살까기(다이어트)'에 성공한 셈. 이에 따라 김 총비서를 꾸준히 따라다니던 건강 이상설도 당분간은 힘을 잃게 될 전망이다. 단, 이는 의도적 다이어트가 아닌 통치 스트레스로 인한 것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 총비서의 외형적 변화는 최근 거듭된 재해와 장기화되는 제재,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식량난과 자원난에 시달리고 있는 북한 내부를 결속시키고 민심을 잡는 역할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TV는 지난 6월 국무위원회 연주단 공연을 본 주민 인터뷰를 통해 "총비서 동지께서 수척하신 모습을 보이실 때 가슴 아팠다", "모든 사람이 (김 총비서의 모습을 보고) 눈물이 절로 나왔다"는 반응을 전하기도 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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