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인정 바라는 탈레반이 체류 미국인 악용할 우려
미군 완전철수 뒤 실제로 민간 전세기 출국지연 속출
미군 철수 후 아프간 카불공항 장악한 탈레반 특수부대원들 |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기자 =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에 미국인들이 남겨진 채 미군이 철수하자 보수 진영에서는 이들을 '인질'로 규정, 조 바이든 대통령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다.
미국의 인정을 받기를 원하는 탈레반 정권이 미 국민 출국을 불허한 가운데 항공편 출발은 미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6일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하원 외교위 공화당 간사인 마이클 맥콜 의원은 전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탈레반은 미국인들이 아프간 공항에서 떠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맥콜 의원은 미국인과 아프간 조력자들을 태운 항공기 6대가 아프간을 떠나려 시도하고 있지만, 탈레반이 그들을 "인질"로 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며칠간 항공기가 아프간 북부의 마자리 샤리프 공항에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탈레반이 미국으로부터 완전히 인정받을 때까지 미 시민이 떠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 인질 상황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지난주 100여 명의 미국인이 아프간에 있다고 말했지만, 맥콜 의원은 수백 명이 남아있다고 주장했다.
카불 공항서 아프간인 탈출 돕는 미 해병대원 |
아프간에서 활동하는 비정부기구 '어센드'는 미 시민 19명과 영주권자 2명을 포함해 600∼1천200명이 탑승한 항공기 2대가 6일 동안 대기하고 있다고 CBS 방송에 말했다.
시사 주간지 뉴스위크도 탈레반이 여러 대의 전세기 이륙을 금지했다고 전했다.
한 NGO 관계자는 "미국인 100여 명을 포함해 최소 1천 명을 대피시키려는 민간 전세기 6대가 탈레반에 의해 이륙이 금지됐다"고 전했다. 이 항공편은 자선단체 '머큐리 원'이 마련했다.
최소 19명의 미국인과 다수의 아프간인을 태울 예정인 국제개발기구 '사야라'의 전세기 2편과 알래스카 회사 골드벨트의 항공기 1편도 운항이 금지됐다고 다른 관계자는 전했다.
이들은 탈레반과 국무부의 협상이 결렬된 가운데 탈레반이 항공기 운항을 중단시켰고, 이륙 허가 대가로 국무부나 항공사를 흔들려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수 성향 방송인 폭스뉴스의 앵커 션 해니티도 지난 3일 미국 시민들이 아프간을 떠나는 것이 금지된 지 20일째를 맞았다면서 적진에 인질로 잡혀있다고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탈레반이 4월부터 아프간 장악에 나섰지만 아무런 조처도 하지 않았고, 아프간 정책이 무너지는 것을 알면서도 '정치적 승리'를 위해 거짓말했다고 그는 주장했다.
z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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