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대원들. [AFP=연합뉴스] |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임신한 여성을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구타하고 살해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5일(현지시각) 영국 BBC는 탈레반이 아프간 한 지방 도시에서 여성 경찰관 A씨를 살해했다고 당시 목격자들의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BBC에 따르면 탈레반은 지난 4일 지역 교도소에서 일하던 A씨의 남편과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A씨를 구타하고 총으로 살해했다. A씨는 임신 8개월 상태였다.
친척들은 당시 세 명의 탈레반 대원들이 A씨 집에 들이닥쳐 수색하고 가족들을 결박 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목격자는 A씨 집에 침입한 이들이 아랍어를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말했다.
친척들은 얼굴이 훼손된 A씨의 시신과 방 한쪽에 혈흔이 튄 사진을 소식통에 전달했다.
탈레반은 그러나 이번 사건에 자신들이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자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우리는 이 사건을 인지하고 있으며 탈레반이 그녀를 죽이지 않은 것을 확신한다”며 “현재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탈레반이 이미 이전 행정부에서 일한 사람들에 대한 사면을 발표했다”며 “A씨에 대한 살인은 개인적 원한 또는 다른 이유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탈레반은 지난달 15일 아프간을 장악한 이후 여성 인권을 보장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그러나 탈레반의 여성 탄압은 외신을 통해 계속 보도되고 있다.
탈레반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몸을 덮는 ‘부르카’를 입지 않은 여성을 길거리에서 총살하거나 아프간 정부에서 고위직 경찰을 지낸 여성을 집단 구타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이보람 기자 lee.boram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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