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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아프간 접경 국가들 국경 봉쇄…"서방협력자 수만명 발 묶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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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이란, 난민 관리 어려움에 사실상 차단

유럽도 반이민 정서 강해 '난색'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 아프가니스탄을 빠져나가는 육로도 막혀 외국으로 나가려던 아프간인 수만 명의 발이 묶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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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으로 탈출한 아프간인들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카불 공항은 이미 탈레반이 장악함에 따라 외국으로 대피할 방법이 사실상 사라진 셈이다.

이들은 미국을 포함해 다른 나라에 망명을 신청할 자격이 되지만, 미국이 철수하던 마지막 날까지 카불 공항을 이용하지 못함에 따라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가 됐다.

통역사를 포함해 외국에 협력한 아프간인들이 비자를 신청했으나 상당수가 출국에 실패했다고 미 국무부 고위 관료를 인용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프간을 장악한 탈레반이 며칠 내로 새 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있어 이들의 신변 안전이 위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유엔은 아프간에서 탈레반과 정부군의 내전으로 올해만 50만명이 피란을 떠났다고 추산했다. 그만큼 외국으로 가려는 아프간인 규모도 상당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유엔은 아프간 난민 수용을 요구하고 나섰지만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인접 국가 중에 파키스탄은 아프간인의 입국을 허용하지 않을 계획이다. 지난 1979년 구소련 침공 당시 수백만명의 아프간인들을 수용했고, 이들은 그대로 정착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 카불에서 파키스탄 토크함으로 가는 가장 가까운 경로는 응급 치료와 같은 비상 상태가 아니면 허용 안 되고 있다.

이란도 입국을 불허하고 있다. 국경에 난민 보호소를 만들겠다고 했지만, 비자나 여행 허가서를 소지한 경우만 허용해 사실상 이용이 불가능할 전망이다.

다른 중앙아시아 국가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라고 WSJ가 전했다.

특히 유럽은 2015년 시리아 난민이 대거 유입된 이후 반이민 정서가 팽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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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에 세워진 아프간인 임시 수용소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 국무부는 난민 자격을 신청하려면 일단 아프간을 빠져나와야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영국은 지난달 아프간을 빠져나온 인원에 더해 앞으로 5년간 2만명까지 더 수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프간 여권 업무는 중단된 상태이며, 서방국과 인도의 주아프간 대사관도 폐쇄해 비자를 발급받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

유엔난민기구는 지난 몇 주 동안 아직 파키스탄이나 이란으로 넘어가려는 아프간인이 크게 증가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프간 현지에서는 지난 몇 주간 파키스탄으로 1인당 90달러를 내고 브로커를 통해 밀입국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이러한 방법으로 탈출에 성공한 사례도 있지만, 브로커에 돈을 지불하고도 국경에서 발길을 돌리는 아프간인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aayy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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