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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차기 대선 경쟁

대선주자들 너도나도 “위드 코로나”…자영업자 표심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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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주자들 사이에선 이미 ‘위드(with) 코로나’가 대세다. 위드 코로나 방역 체제는 코로나19의 치명률을 낮춰 일상생활에서 감기처럼 공존하는 방식을 뜻한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도 예산안은 위드 코로나 변화에 맞게 충분히 확정적으로 편성해야 한다”며 “지금은 코로나 고통에 진통제를 놓는 식의 대응이라면 저소득층의 지원을 넓히고 부스터샷(추가 접종) 백신을 구매하는 등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보다 한발 앞선 주장이다. 이 전 대표는 “대선 주자가 때로는 앞서갈 수 있다. 그렇지만 엇박자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동안 문재인 정부의 정책과 한목소리를 내온 이 전 대표에겐 이례적인 경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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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대선 주자의 ‘위드 코로나’ 방역 체계 전환에 대한 입장.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명낙 대전’이 한창이지만 이재명 경기도 지사도 이 주장에는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 지사는 지난달 27일 페이스북에서 “이 전 대표의 위드 코로나 방역 전략은 용기 있는 말씀”이라며 “숫자에 얽매인 경제관료를 이겨내고 확장적 예산 편성을 ‘원팀’으로 반드시 관철해 내겠다”고 말했다. 여기에 정세균·김두관 후보 등도 추석 이후부터 단계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를 주장하고 있다.

야당 대선주자들은 한 걸음 더 나아가 “당장 영업 제한을 풀고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하자”고 주장한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16일 페이스북에서 “어차피 코로나바이러스는 감기처럼 박멸되기 어렵기 때문에 당장 위드 코로나를 선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지난달 16일 “확진자 수보다는 중증 환자와 사망자 관리에 초점을 맞추는 식으로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자영업자 손해 최소 3배 이상 지원”(윤석열), “경증 환자 자가 치료”(원희룡), “자영업자 자율 방역 체계로 전환”(유승민)등 구체적 방법은 다르지만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데는 모두가 동의했다.

대선주자들이 한목소리로 고강도 거리두기 완화를 요구하는 건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인내가 한계에 다다랐다는 인식 때문이다. 중소기업중앙회와 소상공인연합회 등 5개 단체는 2일 입장문을 통해 “소상공인은 사실상 영업 포기 상태다. 방역수칙은 엄격히 지키되 경제활동은 보장하는 새 방역 체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중기중앙회가 지난달 소상공인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3%가 “현재 방역 체계가 지속되면 휴·폐업을 고민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여당과 방역 당국은 “시기상조”라는 반응이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24일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은 의료 체계 부담을 가중할 수 있다”며 “장기적인 차원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청와대 출신의 여당 의원은 “위드 코로나로 전환했다가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통제되지 않아 확진자가 폭증해 의료 체계가 마비된 해외 사례가 다수 있다”며 “대선을 앞두고 확진자가 더 증가하면 여당에 결정적인 악재가 될 것이기 때문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도 지난달 26일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기 위해선 고령층의 90% 이상, 일반 성인은 80% 이상 백신 접종이 완료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80% 이상의 면역 수준이 되더라도 방역 조치를 유지하면서 점진적으로 위드 코로나로 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승환 기자 song.seungh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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