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워크숍서 일부 의원 “속도 조절” 의견…추가 논의하기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앞줄 오른쪽에서 두번째)와 대선 경선 후보들이 26일 국회에서 열린 2021년 9월 정기국회 대비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일부 의원들은 자리가 없어 방청석에 서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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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58)가 언론중재법 개정안 추진의 선봉장으로 나섰다. 당대표 취임 후 민생 우선주의 기조 아래 “중도층을 껴안겠다”고 한 것과 대조적이다. 언론 분야에서 개혁 성과를 남겨야 한다는 의지, 여론이 호의적이라는 판단, 대선 주자 방패막이 역할과 각종 설화 이후 언론에 대한 개인적 반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송 대표 리더십이 중도층 표심 잡기에 장애가 될 것이란 우려도 있다.
송 대표 취임 후 행보에 비춰보면 언론개혁 입법에 적극 나서는 모습은 이전과 사뭇 다르다. 강성 지지층이 요구해 온 검찰개혁 추가 입법에는 선을 그어왔기 때문이다. 송 대표는 그동안 민생에 집중하며 4·7 재·보궐 선거 이후 중도층 공략에 집중해왔다. 그는 대선 경선에서 ‘선명성 경쟁’이 치열해지자 “당대표가 중도를 껴안는 역할을 담당할 수밖에 없다”(취임 100일 기자회견)고 말했다.
송 대표의 ‘변신’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정부가 내세운 검찰개혁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성과를 거뒀지만 언론개혁 분야에서는 뚜렷한 결과가 없어 성과 내기를 시도한다는 시각이다. 언론중재법 개정 명분이 피해 구제인 만큼 여론이 호의적이라는 판단도 맞물려 있다.
송 대표가 대선 주자 ‘수비수’ 역할을 자임한 것이란 평가도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 등 일부 대선 주자들은 언론중재법 개정안 처리를 두고 신중론을 펴고 있다. 야당, 국내외 언론단체, 시민단체의 비판을 송 대표가 대신 짊어지는 모양새라는 것이다.
각종 설화로 곤욕을 치른 송 대표의 개인적 동기도 작용했다는 해석까지 나온다. 송 대표는 지난 6월17일 광주 철거건물 붕괴 참사와 관련해 “(버스) 운전자의 본능적 감각으로 뭐가 무너지면 액셀러레이터만 조금 밟았어도 사실 살아날 수 있는 상황”이라는 발언이 보도돼 논란이 되자 당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언론이 사회적 총기로 작동하는 현실을 직접 당했다”며 “미디어 환경 혁신에 정치적 소명을 걸겠다”고 적었다.
입법 독주라는 비판을 무릅쓰며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처리하려는 시도가 송 대표의 중도층 확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날 당 소속 의원 워크숍에서도 속도조절 의견이 나오는 등 내부 지적이 분출되고 있다. 박재호 의원은 워크숍에서 ‘법안 취지와 방향은 공감하지만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신중론을 제기했고, 민주연구원장인 노웅래 의원은 재검토 의견을 펼쳤다.
지도부는 당 미디어특위 및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들과 27일 연석회의를 열어 언론단체 전문가 등과 추가 논의를 하기로 했다.
다만 오는 30일을 ‘D데이’로 삼은 지도부 의지는 확고하다. 송 대표는 워크숍에서 법안 필요성을 거듭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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