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국기 든 시위대에 총격…카불 공항 '아비규환'

<앵커>

탈레반이 정권을 장악한 아프가니스탄에서 극심한 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탈레반에 반대하는 시위가 일어나 3명이 숨졌고, 항공기 운항이 재개된 카불 공항은 탈출 인파로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보도에 김경희 기자입니다.

<기자>

차량과 인파로 붐비는 거리 한가운데에서 시민들이 아프간 국기를 펼쳐 들고 기습시위에 나섰습니다.

아프간 독립기념일을 맞아 육교 위에 걸린 탈레반 깃발을 내리고, 국기를 게양하기도 했습니다.

[아프간 시위대 : 지금 여기 서 있는 나에게 총을 난사해 죽인다 해도, 나는 아프간 국기를 지키기 위해 나 자신을 바칠 것입니다. 아프간 정부는 다시 돌아올 겁니다.]

탈레반은 총을 쏘며 시위대 해산에 나섰는데, 이 과정에서 최소 3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탈레반의 공포정치가 곧 다시 시작될 거란 두려움에 사람들은 카불 국제공항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도와주세요. 도와주세요. 탈레반이 오고 있어요.]

아비규환 속에 공항 안팎에선 지금까지 모두 12명이 총에 맞거나 인파에 밟혀 숨졌습니다.

국외로 달아난 가니 전 대통령은 뒤늦게 영상을 통해 유혈 사태를 막기 위해 떠날 수밖에 없었다며 자신은 아랍에미리트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아프간을 떠날 때 거액의 현금을 챙겼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가니/전 아프간 대통령 : 내가 아프간에 남아 있었더라면 (전임 대통령처럼) 국민이 보는 앞에서 교수형을 당했을 것입니다. 너무나 치욕적이며 역사적인 비극이 다시 일어날 수 있었습니다.]

미국과 국제통화기금 IMF는 아프간 정부 자금을 동결하는 등 탈레반 돈줄 죄기에 나섰습니다.
김경희 기자(kyu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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