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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제주 하천 원형 훼손 아닌 자연성 회복 방식으로 정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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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형 하천 정비방안 모색 토론회서 전문가 한목소리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제주의 고유한 하천 원형을 훼손하는 방식이 아닌 자연성을 회복하는 방식으로 하천 정비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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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형 하천 정비방안 모색 토론회
[제주도의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11일 제주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주형 하천 정비방안 모색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환경, 토목공학 전문가들은 이같이 한목소리를 냈다.

양수남 제주환경운동연합 대안사회국장은 '하천 정비 실태조사를 통해 본 도내 하천 정비사업의 문제점과 과제'를 통해 제주 하천의 생태 환경적 가치와 하천 정비사업의 문제점을 설명했다.

양 국장은 "제주의 하천은 건천으로서 육지부의 하천과는 지질·생태·경관적 특징이 전혀 다르다"며 "한라산을 기점으로 남북방향으로 혈관처럼 뻗어있는 수많은 제주의 하천은 한라산 고지대와 중산간 지대의 풍부한 영양분을 바다까지 이동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회색의 도심에서 하천이 있는 지역은 긴 녹색 띠를 형성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하천변 숲은 해발고도에 따른 식생의 변화를 알 수 있는 '살아있는 숲 교과서'로서 큰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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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용천수 하천 '솜반천'
(제주=연합뉴스) 제주 서귀포시에 흐르는 용천수 하천 '솜반천'. [연합뉴스 자료사진]


양 국장은 "그러나 제주 하천의 생태·문화적 가치, 자연재해 예방의 가치는 홍수피해를 막는다는 명분 아래 무분별하게 자행된 하천 정비사업으로 인해 파괴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천 정비와 홍수 피해 저감의 연관 관계가 정확하게 파악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하천 정비사업은 그야말로 '묻지마 개발'이었고, 일사천리로 이뤄져 왔다"고 지적했다.

천미천과 한천, 의귀천 등 도내 여러 하천의 경우 오랜 정비사업으로 인해 하천 고유의 모습이 훼손됐고, 사업비 투입 대비 효과가 매우 불투명해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고병련 제주국제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 역시 "제주도의 하천 정비는 태풍이나 집중호우에 대비한 치수에 집중하면서 하천의 인공화로 인한 하상 파괴, 석축 쌓기, 하천의 식생 등에 많은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며 "하천의 자연성 회복의 관점에서 하천 정비의 실태를 뒤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 교수는 "하천 하상의 암반 파괴는 제주만이 갖는 하천의 자연성을 영구히 훼손하기 때문에 금지해야 하고, 제주 하천의 풍부한 자연을 형성하기 위한 공법으로 식생에 의한 생물재료(식생)공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 국장은 "하천 일부 구간에 제방을 쌓는다고 홍수 피해가 예방되거나 해결되지 않는다"라며 "하천은 점이 아니라 긴 선형이므로 구간별 땜질 정비가 아닌 유역별 관리 정책으로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외에도 조례와 지침을 개정해 새로운 제주형 하천관리 계획을 수립하고, 하천 정비사업을 하천 복원사업으로 확대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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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형 하천 정비방안 모색 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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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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