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투클라우드 온도측정기가 백신 모형과 연결되어 있는 모습. 이를 통해 코로나19 백신 온도를 1분마다 체크하고 있다. [나현준 기자] |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수도권 사회적 거리 두기가 4단계까지 격상되고 백신 예약이 한창인 가운데, 백신의 국내 유통을 담당하는 한 스타트업이 있다.
사물인터넷(IoT) 보안 기술을 바탕으로 아이스박스에 담긴 백신 온도를 1분마다 한 번씩 체크하는 백신 관리전문업체 엠투클라우드가 그 주인공이다. 문진수 엠클라우드 대표는 "백신은 변질되도 식품처럼 냄새나 육안으로는 변질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 코로나 백신 유통의 핵심은 온도를 일정하게 계속 관리해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외국에서 들여오는 화이자를 기준으로 보면, 인천공항으로 들어온 뒤에 평택에 위치한 초저온 냉동창고에 보관된다. 그 후 백신을 다시 꺼내서 소규모로 포장한 뒤에 각 병·의원에 배송한다.
문 대표는 "백신 유통 과정에서 온도를 2~8도로 유지하는 게 핵심이다. 안 그러면 백신이 변질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SK바이오사이언스와 엠투클라우드는 모더나를 제외한 모든 백신의 국내 유통을 담당하고 있다.
온도 측정은 어떻게 할까. 공기온도와 백신온도를 크로스로 체크한다. 공기온도는 외부 상황에 따라 다소 변하지만, 밀폐용기 안에 있는 백신온도는 상대적으로 변화 폭이 작다. 만일 적정 관리온도 범위 밖으로 나가면 바로 알림이 울린다. 문 대표는 "지난 2월 제주도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유통하는 과정에서 온도 이탈사고가 났는데 그걸 잡아낸 것이 우리 회사 시스템"이라며 "IoT 센서로 실시간으로 온도를 체크하고 1분에 한 번씩 업데이트가 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이 '보안기술'이다. 온도측정기 장비 자체의 보안을 신경 써서, 외부에서 포트를 껴서 접속하는 등의 행위를 하지 못하게 차단했다. 아울러 소프트웨어적으로도 중앙서버와 온도측정기 내 센서 간에 정보를 교환하는 과정에서 외부 해킹이 되지 않도록 관리한다.
병·의원 관리를 모니터링하기 위해 최근 900여 곳에 엠투클라우드의 온도측정기를 비치했다. 언제 어디서든 백신 온도를 체크할 수 있고, 만일 이상이 있을 경우 카카오톡으로 바로 전송하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문 대표는 1969년생으로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했다. 모토롤라, 선마이크로시스템스(자바 개발사), 오라클에서 일한 보안기술 전문가로, 2015년에 엠투클라우드를 설립했다.
그는 "미국의 경우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내에 백신 온도기록을 철저히 관리하는 VFC(Vaccine For Children)란 조직이 있다"며 "우리도 백신전문 관리업체가 필요할 것 같아서 회사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문 대표는 또 "4차 대유행과 델타 변이 등으로 국민들이 불안해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국내에 들여온 후 변질 없이 잘 유통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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