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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野 후보들 앞다퉈 '집토끼' 공략만… "중도층 놓칠라” 당내 우려감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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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후쿠시마 방사능 유출 안돼”

탈원전 정책 비판하다 또 구설

최재형은 ‘뼛속까지 보수’ 강조

하태경·윤희숙도 ‘反文’에 초점

尹·崔 잇따라 준비 부족 드러나

본선서 외연 확대 걸림돌 우려

홍준표 “준비 된 후 다시 나오라”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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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들이 ‘집토끼’ 공략에 나서면서 노동·안보·경제정책 등 주요 현안에서 우클릭이 가속화하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탈원전 정책을 비판하며 원전의 안전성을 강조하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방사능 유출이 안 됐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가 수습하며 또 구설에 올랐다. 당내에서는 윤 전 총장을 향해 “낡은 생각”이라는 비판까지 제기되며 향후 본선에서 중도·외연 확대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5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국민의힘 대선 경선을 앞두고 정치 신인 윤 전 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준비 부족과 함께 지나친 우클릭 행보에 대한 비판이 당 안팎에서 제기됐다. 중도·외연 확장 필요성을 강조했던 윤 전 총장은 입당 후 전·현직 의원을 대거 영입하며 세 불리기에 매진 중이다. 정책 기조는 △주 52시간제 실패 △탈원전 비판 △규제 완화 △보유세 완화 등 ‘반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 전 원장은 전날 대선 출마 기자회견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을 가장 존경하는 대통령이라고 꼽으며 정책과 철학 모두 ‘뼛속까지 보수’임을 강조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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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5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임시현충탑 참배소에서 참배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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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출마를 선언한 하태경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시장 개혁의 일환으로 부적격자·저성과자에 대해 상시해고가 가능하도록 하는 근로기준법 개정 공약을 발표했다.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경선 예비후보 전체회의에 참석해 지난 4월 21대 국회의원 선거의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부정선거 의혹에 대해 실체가 밝혀질수록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며 특검을 주장했다. 윤희숙 의원도 “귀족노조가 죽어야 청년이 산다”며 대체근무 허용과 최저임금 지역별 차등지급 등의 내용을 담은 ‘노동개혁’을 대선 1호 공약으로 제시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찾아 대선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최근 윤 전 총장의 메시지와 행보에 대해 “삶과 그 생각 속에 시대와 맞지 않는 낡은 생각들이 들어차 있는 건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재선 의원은 당내 주자들의 우클릭 행보에 대해 “‘반문’을 빼면 당장은 차별화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며 “4·7 재보궐 선거 후 늘어난 당원만큼 당심과 민심의 괴리가 많이 좁혀졌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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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4일 서울 은평구 은평갑 당원협의회를 방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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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윤 전 총장은 전날 공개된 부산일보와 인터뷰에서 “일본에서도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한 것은 아니다. 지진과 해일이 있어서 피해가 컸지만, 원전 자체가 붕괴한 것은 아니니 기본적으로 방사능 유출은 안 됐다”고 언급해 후쿠시마 원전의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말해 논란을 초래했다. 2011년 3월 지진해일(쓰나미)이 일본 후쿠시마 원전을 덮치면서 원전 기능이 마비되고 건물이 손상되면서 대규모 방사능 유출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윤 전 총장 측은 “인터넷판에 처음 올라온 기사는 후보의 의도와 다르게 반영됐다”고 해명했다.

부산일보는 뒤늦게 기사 내용을 수정했지만, 당 안팎에서는 윤 전 총장의 잇따른 구설에 대해 “준비 부족”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경선 후보는 “대선은 ‘아무 말 대잔치’가 아니다”며 “이쯤 되면 자해가 아닌 ‘국민 모독’이라고 비판했다. 홍준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국정은 연습도 아니고 벼락치기 공부로도 안 되는 것”이라며 “벼락치기 공부라도 해서 준비가 된 후에 다시 나오라”고 꼬집었다.

이창훈, 김병관 기자 coraz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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