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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르포]“난리 난리 이런 난리가 없었다” 36도 폭염에 줄서서 5시간…'남창원농협 발' 중대 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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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원시 용지문화공원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이상현 기자 lsh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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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영남취재본부 이상현 기자] “난리도 난리도 육십 평생 이런 난리가 없었어요.”

5일 경남 창원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 씨는 “매출도 곤두박질치고 가게 운영이 한계 상황인데 코로나는 끝이 안 보인다”고 걱정하며 이같이 말했다.

코로나 4차 대유행이 한 달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경남 창원도 마산 유흥주점발로 이어진 감염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이날 창원시는 남창원농협 집단감염과 관련해 용지문화공원·가음정동 임시 선별검사소 운영에 들어갔다.

오전 10시부터 검사를 시작한 용지문화공원 진료소에는 아침 일찍부터 시민들이 몰려 대규모의 공원이 인파로 둘러싸였다. 불볕더위 속에서 불안에 시달리며 검사를 받아야 하는 시민은 불편을 감수하며 애를 먹었다.

검사를 받고 나온 시민 A 씨는 “아침부터 대기해 점심도 못 먹고 폭염에 꼬박 5시간을 기다려 검사받았다”며 “제발 감염은 안 되면 좋겠다”고 말하며 불안해했다.

대기줄에서 벗어나 휴식하던 시민 B 씨는 “오전 10시에 와서 4시간가량 줄 서서 기다리다가 고령자들은 그늘에서 쉴 수 있도록 배려해줘서 쉬고 있다”며 “여기서 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 모두 점심 식사도 거르고 오전부터 몇 시간씩 기다리는데 물 한 병도 못 받고 있다”며 볼멘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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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2시부터 운영 시작한 가음정동 습지공원 선별진료소 앞에서 시민들이 돗자리를 깔고 그늘에서 대기 중이다./이상현 기자@lsh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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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다 보니 보다 못한 한 시민이 허리를 동이고 나섰다.

시민 C 씨 물을 나눠주며 “36도 불볕더위에 어르신들의 건강이 걱정된다”며 “코로나가 끝나 빨리 일상으로 돌아가면 좋겠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보건당국은 어려운 상황을 이해하면서도 물 마시며 마스크를 벗게 될까 봐 걱정했다.

가음정동 성주초등학교 앞 진료소는 번호표를 발급해 비교적 자유로운 듯했다. 하지만 당일 번호표 발급분이 소진됐다는 별도의 안내가 없어 무더위에 헛걸음하는 시민들로 인해 불만을 샀다.

또 대기시간에 대한 별도의 안내가 없어 막연하게 기다려야 했던 시민들은 무더위와 싸우며 불편을 겪어야 했다.

번호표를 발급받지 못한 한 시민은 “시간대는 어떤지, 하다못해 언제 오라던지 이런 안내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알리지 않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창원시 관계자는 “재난 문자 발송 등에 대해 일부 시민은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또 다른 일부는 짜증 난다거나 스트레스받는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며 “역학조사관 등 전문가 의견을 들어야 하는 사항인데, 확진자 발생 이틀째인 3일까지는 재난 문자를 발송해야 한다는 권고를 받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영남취재본부 이상현 기자 lsh205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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