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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초유의 현직 당대표 징계

"대표 X무시한다" 당내서도 경고…윤석열·이준석 심상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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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과 윤석열. 제1야당인 국민의힘 대표와 소속 정당 유력 대선 주자인 두 사람 사이가 예사롭지 않다. 두 사람간 냉기류는 5일에도 수면 위로 여과없이 드러났다. 이 대표가 연 당 대선 후보 회의에 윤 전 검찰총장은 '여름휴가(5~8일)'를 이유로 불참했고, 이 대표 측은 "의지의 문제"라며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당 내에선 "윤 전 총장과 당 지도부가 화학적으로 결합해가는 과정에서의 진통"으로 보는 시각이 있지만, 이같은 주도권 싸움이 장기화될 경우 감정의 골이 깊어지면서 대선을 앞둔 야당내부의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날 회의에서 서병수 당 경선관리위원장은 "후보 몇 분이 이유 없이 빠졌는데 지도부 패싱, 주도권 싸움이라는 표현이 나온다”고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국민의힘의 대선 경선 후보들은 "당 대표를 X무시한다"(안상수), "정책 비전이 준비 안 된 후보에게 줄 서는 건 구태 정치"(윤희숙), "도덕적 기준에 벗어나는 후보는 경선 버스에 태워선 안 된다"(김태호)라며 날 선 발언을 쏟아냈다. 여기에 이날 취임 100일을 맞은 당 원내 사령탑인 김기현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아예 윤 전 총장이 콕 찍어 "예전에 잡힌 일정 있을 수 있지만, 불참이 반복되면 국민들이 평가할 것"이라고 대놓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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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이 지난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 및 최고위원들을 예방,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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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주요 인사와 윤 전 총장 간 신경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닌데, 이 대표가 지난달 30일 호남을 찾은 날 윤 전 총장이 '빈집 입당'한 게 대표적이다. 당시 김 원내대표도 휴가 중이었다. 당시 '당 지도부 패싱' 논란에 윤 전 총장은 "이 대표의 지방일정을 몰랐다"고 했지만, 이 대표는 "그걸 모를 수는 없다. 의도가 뭔지 모르겠다"고 불편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지난 2일 열린 입당 환영식에서도 미묘한 분위기가 감지됐다. 먼저 열린 장성민 전 의원 입당식에서 이 대표는 "DJ(김대중 전 대통령) 적자, 깊은 식견” 등 한껏 추켜세웠지만, 윤 전 총장에겐 따로 소개 없이 "대선주자가 풍성해졌다"고만 인사했다. 게다가 당시 윤 전 총장이 당 대표실 밖에서 15분간 대기하면서 당내에선 "당 지도부의 윤석열 군기 잡기"라는 말까지 나왔다. 이와 관련, 윤 전 총장은 지난 4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관련 질문에 "압박을 한다고 내가 따를 사람이 아니다"라고 응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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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5일 오후 서울 광진구 건대 맛의거리에서 '치맥회동'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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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4일)에는 이 대표가 마련한 경선 후보 첫 이벤트에 윤 전 총장이 불참한 게 논란이 됐다. 쪽방촌 봉사활동에 윤 전 총장 등이 불참하자 이 대표는 "이것보다 중요한 게 뭐냐"고 예민하게 반응했다.

이밖에 당 지도부가 대선후보들을 검증할 검증단장에 윤 전 총장과 껄끄러운 관계인 강성 친박 김진태 전 의원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을 두고도 "윤 전 총장 견제용이 아니냐"는 등 여러 말이 나온다.

윤 전 총장 캠프 내부도 조금씩 끓어오르는 분위기다. 익명을 원한 윤 전 총장 측 관계자는 "봉사활동은 코로나 19 검사도 받아야 하고 따로 준비할 것도 있다. 지난주 금요일 급히 입당한 걸 이해해달라"며 "오늘 회의 역시 휴가까지 반납해 가며 참석할 정도로 시급한 건 아니지 않으냐"고 말했다. 다른 캠프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입당 후 ‘손절’하겠다는 중도층 인사들을 붙잡기 위해 여러 노력을 하는 중"이라며 "당 지도부가 쓸데없는 갈등을 부르는 행동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윤 전 총장의 노력에 방해가 돼선 안될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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