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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병실은 없고, 지사는 "마스크 강요 마"…바이든이 화낸 플로리다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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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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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한 드라이브스루 코로나19 검사소에서 의료진이 시민의 검체를 추출하고 있다./사진=AFP


미국 플로리다주가 코로나19 델타 변이 재확산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 주내 입원 환자수는 1만명을 훌쩍 넘어섰고, 공화당 소속 주지사는 마스크 및 백신 의무화에 반대하고 공중보건 비상사태 재선언까지 거부하고 있어 향후 상황이 더 심각해질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4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보건 및 인적 서비스부(Health & Human Services Department) 통계를 인용, 플로리다주의 코로나19 입원 환자수가 이날 기준 1만1906명을 기록중이라고 보도했다. 전날의 1만1515명에서 무려 391명이 늘어났으며, 작년 여름 최고치를 훨씬 웃도는 수치이다. 플로리다주는 백신 접종이 시작되기 전인 지난해 7월23일 1만170명의 입원 환자로 최고 기록을 세웠었다.

플로리다주의 병원들은 현재 병상 부족으로 응급실을 찾는 환자들을 복도의 침대에 보내고 있으며, 입원 환자들의 연령도 눈에 띄게 낮아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플로리다 주내 병원 283곳 중 12곳이 의료진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여기에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가 '공중보건 비상사태' 재선언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도 문제가 되고 있다. 코로나19 중환자 병실에 필요한 산소 호흡기를 운반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운전사 수가 부족한데, 이전의 공중보건 비상사태에서는 운전사의 근로시간을 제한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비상사태가 아니기 때문에 근로시간 제한이 적용된다. 블룸버그는 이같은 이유로 산소 호흡기가 꼭 필요한 환자에게 공급되지 못하고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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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 드샌티스 미 플로리다주지사/사진=AFP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이런 코로나19 감염 급증과 관련한 뉴스를 '언론의 히스테리(hysteria)'로 규정했다. '리틀 트럼프'로 불리며 차기 공화당 대선주자로 꼽히고 있는 드샌티스 주지사는 지난해부터 연방정부의 방역 지침 강화에 반발해왔다.

그는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최근 발표한 마스크 재착용 권고 지침을 수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주 공무원에 대한 백신 접종 의무화 조치도 도입하지 않고 있다.

그는 이날 오히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방역 실패 책임을 돌리고 나섰다. 드샌티스 주지사는 파나마시티에서 열린 허리케인 마이클 피해복구기금 모금 행사에서 "조 바이든은 플로리다의 코로나19 상황만 지적하고 있다"며 "그러나 바이든이야말로 남부 국경을 활짝 열어 바이러스를 유입시킨 장본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바이든은 매달 수백 명의 이민자들을 미국으로 유입시키고 있으며, 그중에는 신종 변이 바이러스를 옮기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주지사는 백신 접종 및 마스크 착용 의무화에도 반대하고 있다. 그는 "플로리다에서는 학생 마스크 착용 여부는 정부가 아닌 부모들이 결정한다"며 "자유로운 국가가 될지 경찰국가가 될지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백신이 있어도 접종을 강요할 수 없다"며 "백신 접종은 온전히 개인의 선택에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트위터에서 "미국 전체 코로나 신규 입원환자의 23%가 플로리다에서 발생하고 있다"며 "우리는 플로리다 주민들을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드샌티스 주지사도 이 싸움에 동참하기를 바란다"고 반박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3일 플로리다와 텍사스 주지사를 향해 "방역을 방해할 거면 그냥 길을 비키라"고 비판한 바 있다.

황시영 기자 apple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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