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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파' 고승범 차기 금융위원장, 가계부채 소방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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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시금융 정책통…당면 과제는 산적

[아이뉴스24 한수연 기자] 고승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이 차기 금융위원회 위원장에 내정됐다. 고승범 내정자는 기준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대표적 '매파'다. 지난 7월 금통위에서도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의견을 홀로 내기도 했다.

2003년 신용카드 사태와 2011년 저축은행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사태 때 정책통으로서 위기 극복을 주도한 경험 또한 돋보인다. 여기에 금융위원회 요직을 거치면서 거시경제 정책과 금융산업 정책을 두루 익혀 현재 금융권 최대 이슈인 가계부채 문제와 부동산 가격 안정화를 이룰 적임자란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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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범 한국은행 금융통회위원회 위원이 지난해 4월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취임식을 갖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카드·저축은행 사태 겪은 '매파'…최근엔 '금리인상' 나홀로 주장

5일 문재인 대통령은 차기 금융위원회 위원장에 고승범 한은 금통위원을 내정했다. 1962년생으로 서울 경복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그는 행정고시 28회로 공직생활을 시작해 1986년 9월부터 2001년 11월까지 기획재정부 전신인 재무부에서 국제금융국, 재정경제부에서 경제정책국 등에서 근무했다. 1998년에는 아시아개발은행(ADB)에 파견돼 글로벌 금융에 대한 식견을 넓히기도 했다.

이후 2004년 5월부터 같은 해 11월까지는 당시 금융감독위원회로 옮겨 은행감독과장을 역임했다. 부처 명칭이 금융위원회로 바뀌고 나선 감독정책과장, 기획정책실장, 금융서비스국장 등 핵심 보직을 두루 거쳤다. 이런 경력을 바탕으로 그는 금융위 핵심 보직인 금융정책국장과 사무처장, 상임위원(1급) 자리까지 올랐다.

고 내정자가 한은 금통위원으로 선임된 건 2016년 4월이다. 처음 금통위에 합류할 때만 해도 그는 성장에 무게를 둔 '비둘기파'로 분류됐다. 그러나 2018년 10월 당시 이일형 위원과 금리인상이란 소수의견을 제시하며 매파적 면모를 처음 드러냈다.

지난해 4월 한은 총재 추천으로 금통위원 가운데 사상 처음 연임한 이후에도 매파적 시각은 지속됐다. 관료 시절 가계부채가 금융리스크로 번지는 것을 직접 경험한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고 내정자는 지난 2003년 7월 당시 금융감독위원회 비은행감독과장으로서 카드 사태를 담당했다. 2010년 금융위 금융서비스국장으로 재직할 때는 저축은행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 사태 처리를 주도했다.

특히 지난달 15일 열린 금통위에서 그는 위원 7명 가운데 나홀로 "기준금리를 0.25%p(포인트) 인상해야 한다"며 매파적 의견을 내놨다. 저금리가 부채위기로 번질 수 있음을 우회적으로 경고한 셈이다.

고 내정자는 이날 후보자 지명 소감에서도 "가계부채, 자산가격 변동 등 경제·금융 위험요인을 철저히 관리하면서,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 '1660조' 가계부채·부동산·정책 연착륙 등 과제 산적

현재 금융권에 산적한 과제는 만만찮다. 가장 시급한 건 코로나19로 빠르게 불어난 가계부채와 부동산을 필두로 한 금융불균형 문제다. '영끌'과 '빚투'로 부동산과 주식, 코인 시장에서 폭증한 가계부채와 이로 인한 자산시장의 버블이 금융시스템의 위기로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한은은 연내 기준금리 인상까지 예고한 상태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가계부채는 약 1천660조원로 사상 최대다.

때문에 고 내정자가 부임 이후 거시건전성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달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관련 토론에서도 그는 "금융안정을 고려하면 통화정책 완화 정도의 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최근 정부 대책에도 가계부채의 증가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부동산시장 등 자산시장으로의 자금흐름이 이어지고 있어 우려된다"고 언급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조치된 각종 금융정책의 연착륙도 당면 과제다. 금융위는 앞서 지난해 코로나19 위기가 확산하자 중소기업·소상공인의 대출 만기를 연장하고, 이자 상환을 유예한 바 있다. 당초 6개월 예정이던 이 조치는 코로나19 장기화로 6개월씩 2차례 연장된 끝에 오는 9월 말 종료를 앞두고 있다.

금융위는 올해 들어 경제가 빠른 회복세를 나타내자 위기대응 정책을 정상화할 필요성이 크다고 보고, 단계적 종료를 추진해왔다. 그러나 코로나19 4차 대유행과 델타 변이 확산 등으로 종료 여부를 고심하는 상황이다. 특히 다음 달까지인 대출 만기 연장이나 이자 상환 유예 조치가 끝나면 그간 가려졌던 부실이 한꺼번에 드러나면서 상환 능력이 취약한 자영업자들은 곧바로 파산 위기에 내몰릴 수 있다.

◆ 가상자산 제도·입법, 고승범虎는 다를까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의 제도화와 입법 문제도 관심사다. 내달 25일 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이 개정 시행될 예정이기 때문에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같은 달 24일까지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과 실명계좌 등 전제 조건을 갖춰 금융정보분석원(FIU) 신고를 마쳐야 한다.

특히 이와 관련해 지난 4월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가상자산에 투자한 이들까지 정부에서 다 보호할 수는 없다"며 "가상화폐는 인정할 수 없는 화폐"란 강경 발언으로 여당 의원들로부터 비판을 받은 것을 감안하면 이를 의식한 인사일 수 있단 해석도 나온다. 차기 고승범호(虎) 금융위가 가상자산에 대한 피해 예방이나 제도 보완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일 수 있단 얘기다.

한편 이날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 수석은 "고 후보자는 거시경제와 금융 전반에 대한 풍부한 식견과 경제·금융 위기 대응 경험 등을 바탕으로 코로나19 대응 금융 지원, 가계부채 관리, 금융산업·디지털금융 혁신, 금융소비자 보호 등 금융 현안에 차질없이 대응할 것"이라며 "기획재정부 등 관계 기관과의 긴밀한 소통·협력을 통해 우리 경제의 빠르고 강한 회복과 선도형 경제로의 전환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수연 기자(papyru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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