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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정부·총선실시'…미얀마 군정 '26년 장기집권' 따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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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라잉 총사령관, '쿠데타 집권' 네 윈 장군과 유사 행보

연합뉴스

네 윈 장군(왼쪽)과 민 아웅 흘라잉 총사령관(오른쪽)
[이라와디 사이트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를 주도한 민 아웅 흘라잉 총사령관의 행보가 과거 30년 가까이 집권한 독재자 네 윈 장군을 답습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지 매체인 이라와디는 최근 과도정부를 구성하고 향후 총선을 다시 치르겠다고 약속한 흘라잉 총사령관이 네 윈의 전철을 밟고 있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흘라잉 총사령관은 지난 1일 쿠데타 6개월을 맞아 한 TV연설에서 "2023년 8월까지 국가 비상사태를 해제하고 반드시 총선을 치르겠다"고 밝혔다.

또 군정 최고기구인 국가평의회는 별도의 성명을 내고 흘라잉 총사령관이 과도정부를 구성해 총리를 맡게 됐다고 발표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과거 쿠데타를 일으킨 뒤 26년 동안 집권한 네 윈 군사정부와 궤를 같이 한다고 이라와디는 전했다.

네 윈 장군은 지난 1958년 우 누 총리가 이끄는 정부를 끌어내리고 과도정부를 구성한 뒤 각 부처의 요직을 140여명의 군 고위 장교로 채웠다.

이후 1960년 치른 총선에서 우 누 전 총리가 이끄는 반파시스트 인민자유연맹(AFPFL)이 승리를 거두자 약속대로 권력을 이양했다.

그러나 결국 네 윈 장군은 1962년 쿠데타를 일으켜 다시 권력을 빼앗은 뒤 혁명평의회 및 버마 사회주의 계획당(BSPP) 의장과 대통령을 거치면서 미얀마를 26년간 통치했다.

이후 1988년 미얀마 전역에서 군부의 폭정에 반발해 이른바 '양곤의 봄'으로 불리는 민주화 시위가 거세게 일어나자 소 마웅 장군을 후계자로 삼고 77세의 나이로 권좌에서 물러났다.

이처럼 과도 정부를 구성을 비롯해 향후 총선을 다시 치른 뒤 권력을 이양하겠다는 약속 등 흘라잉 총사령관이 쿠데타를 일으킨 뒤 밟고 있는 과정이 독재자인 네 윈과 유사한 점이 많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그러면서 향후 과도정부 임기가 끝날 때 흘라잉 총사령관이 어떤 행보를 취할지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bum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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