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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국민의힘 '최후통첩' vs 국민의당 "장난하나?"…위기의 합당 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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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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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오른쪽)가 지난 6월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왼쪽)를 예방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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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결국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자신의 '휴가 전'까지 합당 협상을 마치자고 마지노선을 제시하자 국민의당은 "말장난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기존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아 협상 전망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이준석의 '데드라인'…"합당 협상은 9일까지"

이 대표는 자신이 휴가를 떠나는 오는 9일을 국민의당과 합당 협상을 위한 마지노선으로 설정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31일 페이스북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합당을 위해 만남을 제안한다면 버선발로 맞을 것"이라며 "다만 시한은 다음 주로 못 박겠다"며 '데드라인'을 명시했다.

그러면서 "다음 주가 지나면 저는 휴가를 가고 휴가 이후에는 안 대표를 봬도 버스 출발 전(8월 말 대선 경선 후보 등록)까지 제대로 된 합당을 위한 충분한 시간을 갖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8월 말에 시작되는 국민의힘 경선 일정과 당 대표의 휴가, 합당 실무 절차 등을 고려하면 이번 주가 합당을 결정할 마지막 시기라는 주장이다. 사실상 국민의당을 향해 '합당 최후통첩'을 전한 셈이다.


국민의당 반발 "전형적인 갑질…우리가 '가오'가 없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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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 앞에서 '드루킹 몸통배후 수사 및 대통령 진실고백 촉구' 당지도부 릴레이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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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가 강경한 태도로 나오자 국민의당 핵심 인사들이 한날에 연달아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집단 반발했다.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은 3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이 대표가 합당 시한을 정한 것을 두고 "전형적인 갑질 사고"라며 "국민의당 입장에서는 '국민의힘이 너무 기고만장한 거 아니냐' 이런 말이 안 나올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가 정당 간 통합이라는 중요한 정치 사안을 이야기하면서 본인 휴가를 결부시킨 것은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보기 어렵다"며 "표현 방식에서 공감 능력이 떨어지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당세로 봐서 우리가 돈과 조직이 없지 무슨 '가오'(체면)까지 없는 정당은 아니다"라며 "이거(가오)를 훼손하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해 이 대표가 협상 시한을 못 박은 것을 두고 "정말 말장난"이라며 "이 대표가 장난하는 것처럼 대하는 태도에 국민의당이 맞장구쳐줄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당과의 합당을 왜 본인 휴가하고 연동해서 장난하듯 이야기하는지 잘 모르겠다"며 "이 대표와 만난다 한들 합당에 대해 진정성 있는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없다"고 회의적인 목소리를 냈다.

안혜진 국민의당 대변인 역시 이 대표의 '시한 못 박기'를 비판하며 국민의당이 합당 조건으로 요구한 '당명 변경'에 대해 "당연히 제시할 수 있는 요구"라고 주장했다.

안 대변인은 "(당명 변경을) 합당의 필수조건으로 전제한 건 아니었다"면서도 "안 대표가 합당 선언하게 된 배경은 외연 확장을 위해서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중도유권자들이 훨씬 많아졌다. 그런 분들을 모두 담아낼 수 있는 '빅 풀'이여야만 내년 정권교체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지도부 "경선 끝나는 11월에 단일화할 만큼 힘 남아있겠나"

국민의당이 강하게 반발하는 데도 국민의힘은 '협상 시한'을 계속 못 박으며 빠른 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같은 날 KBS라디오에 나와 국민의당을 향해 "참 이해하기가 어렵다"며 "안 대표가 왜 이(합당) 문제를 자꾸 지지부진 끌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안 대표가 국민의힘 대선 경선이 끝나는 오는 11월에 협상에 다시 나설 것이란 일각의 전망에 대해선 "그때쯤 가서 단일화하겠다고 할 만큼의 힘이 국민의당과 안 대표에게 남아 있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당명을 바꾸자 이런 얘기까지 나와서 조금 당황스럽다"며 "(안 대표가) 저와 둘이 만나서도 합당 문제에 대해서 굉장히 긍정적으로, 빨리하자고 다 구두 합의를 했다. 넘어야 할 특별한 과제도 없다고 확인했는데 자꾸 이런저런 다른 얘기들이 나온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 대표도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그냥 합당에 대해서 'Yes냐 No냐'가 중요하고, 만나는 것에 대해서 'Yes냐 No냐' 답하시면 된다"며 국민의당의 분명한 답을 요구했다.

이 대표는 전날에도 현재 합당 과정을 '마이너스 통합'이라고 언급한 안 대표에게 "뜬구름 같은 이야기 말고 제발 저를 만나 실질적인 합당 관련 대화를 하자"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사민 기자 24m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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