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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양궁 여제' 안산 모교 광주체중·고 후배들 "3년 후 기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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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선수 똑 닮은 백발백중 양궁 실력 연습 '한창'

"안 선배 이어 2024 파리 올림픽 때 금메달 딸 것"

뉴스1

3일 오전 올림픽 3관왕 안산 선수의 모교 광주 북구 광주체육중·고등학교 양궁장에서 후배들이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2021.8.3/뉴스1 © News1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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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안산 선배의 역사를 그대로 따라가겠다."

3일 오전 올림픽 3관왕 안산 선수의 모교인 광주체육중·고등학교 양궁장은 활시위를 당기는 후배들의 열기로 가득찼다.

양궁 꿈나무 막내 중학교 1학년생부터 안산 선수의 직속 후배인 10년차 고등학교 3학년생까지 뜨거운 태양 아래 굵은 땀줄기를 흘리며 연습에 매진하고 있었다.

'10점', '10점' 또 '10점'이다. 안산 선수가 올림픽 경기에서 보여준 백발백중 명중 실력을 후배들도 똑같이 빼닮았다.

이 날은 안산 선수의 모교 방문이 예정된 날. <뉴스1> 취재진의 방문에 후배들은 신이 나서 안산 선수의 자랑을 늘어놨다.

양궁장에서 안산 선수가 주로 앉았던 자리, 6년간 이용했다는 사물함은 후배들의 자랑 거리가 됐다. 이들에게 안산은 '살아있는 전설'이었다.

아이들은 "자랑스러운 선배의 발자취를 따라갈 것"이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일렬로 서 활시위를 당기고 연습을 하면서 서로를 향해 "안산 선배 폼이랑 비슷한데?", "안산 선배 느낌 좀 나는데"라며 서로를 응원했다.

안산의 직속 후배인 광주체고 3학년 강민재군(19)은 "(선배는) 정말 노력파다. 초등학교 시절 처음 봤을 때는 눈에 띄는 선수가 아니었는데 중학교 때부터 월등하게 실력에 변화가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에도 존경하는 마음이 컸다. 선배는 '타고 난 선수'이기보다 '노력으로 똘똘 뭉친 선수'라고 생각한다"며 "선배의 엄청난 연습량을 알기에 이번 경기를 믿고 봤다. 슛오프(연장전)에 준결승·결승 두번이나 갔지만 당연히 이길 줄 알았다"고 했다.

강군은 "오는 10월에 전국체전을 앞두고 있다. 안산 선배가 금메달을 땄던 경기이기도 하다"며 "안산 선배가 이번 금메달을 딴 뒤 과거 인터뷰들이 자료로 쓰이는 걸 봤다. 나중에 제가 금메달 따면 이 인터뷰도 꼭 써달라"고 주문하며 웃었다.

광주체중 1학년 막내 심유한군(14)도 안산 선수의 방문 소식에 들 뜬 모습을 보였다.

유한군은 "이번에 안산 선배가 활을 쏠 때 마치 제가 쏘는 것처럼 심장이 두근두근 뛰었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코치님이 안산 선배가 국가대표 됐을 때부터 항상 말씀하셨다. '안산은 정말 잘 하는 애다. 너희도 열심히 하면 산이처럼 될 수 있다'고 하셨다"며 "이번에 꿈이 더 확실해졌다. 나도 안산처럼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어 "안산 선배가 졸업한 문산초등학교를 나왔고, 광주체중을 다니고 있다. 체고부터, 광주여대는 따라갈 수 없겠지만 안산 선배의 역사를 그대로 따라가겠다"고 말했다.

안산과 2년간 기숙사 생활을 함께했다는 광주체고 3학년 탁혜윤양(19)도 선배의 방문에 떨리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탁양은 "같이 생활했던 언니가 큰 대회에서 매달을 따니까 제가 더 영광스럽다. 나와 함께 생활하고 운동했던 언니였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하다. 옆에서 배운 게 많다"고 큰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그는 "선배는 잘 챙겨주는 다정한 언니였다. 체육 특성상 군기도 있을 법한데 그런 것도 없이 늘 착했다"며 "언니 웃음소리가 되게 특이하다. '학학학학'하고 웃는데 그게 올림픽 중계 화면에 잡힐 때면 너무도 반가웠다"고 덧붙였다.

이어 "(나는) 오는 2024 파리 올림픽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안산 언니의 기를 받아서 4년 뒤 좋은 성적을 내는 선수가 될 것이다. 응원해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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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전 올림픽 3관왕 안산 선수의 모교 광주 북구 광주체육중·고등학교 양궁장에서 후배들이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2021.8.3/뉴스1 © News1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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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의 광주체고 시절 코치였던 이선미씨는 "처음 국가대표로 이름 올리던 날도 함께였다. 그때도 너무 꿈 같았는데 이번 올림픽에서 기적이 일어났다"고 감격했다.

그는 "나와 산이는 지도자로서, 선수로서 서로의 힘든 시기를 의지하며 이겨냈다. 내게 위안이 됐던 선수"라며 "역사적 기록을 낸 양궁계 최고 안산의 지도자로 남을 수 있어 기쁘다. 안산에 이어 다른 선수들 역시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선수로 키울 수 있도록 지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혼성전과 여자단체전을 제패하며 2관왕에 오른 안산은 지난달 30일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양궁 3관왕에 등극했다.

이번 대회부터는 양궁에 혼성단체전이 추가돼 개인별로 최대 3개까지 금메달 획득이 가능해졌다.

안산은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엘레나 오시포바를 슛오프 끝에 6-5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안산은 이날 모교 광주체중·고를 찾아 강당에서 후배를 만나 격려할 예정이다.
breat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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