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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글로벌 플러스] 코로나19도 막지 못한 글로벌 군비 확장…中 방산업체 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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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00대 방산기업 수익 총액 636조원…전년比 5.2% 증가

美 기업, 100대 기업 수익 56% 차지…록히드마틴 22년 연속 1위

中 7개社 총 수익, 美 제외 나토 회원국에 버금가…20% 이상 성장 기업도

이스라엘·UAE 등 강소국 방산업체 성장 눈에 띄어…韓 세계 9위 수준

헤럴드경제

[로이터, 각사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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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지난해 전 세계 경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직격탄을 맞아 암울한 한 해를 보냈다.

대부분의 국가가 팬데믹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을 때 도리어 성장세를 이어간 분야가 있다. 바로 방위산업 부문이다.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은 생명을 위협하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의 싸움을 계속하는 와중에도 핵무장 강화,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우주군 확대 등 군비 경쟁에 가속도를 붙이며 천문학적인 비용을 군사력 강화에 쏟아붓고 있다. 그리고 이들이 쓰는 돈은 고스란히 방산기업들에게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어쩌면 팬데믹과 함께 고조된 지정학적 불안이 세계 주요 방산기업들에게는 성장의 자양분이 되고 있는 것이다.

전 세계 방산업체 성장세는 진행형미국 군사 전문 매체 디펜스뉴스에 따르면 2020년 글로벌 100대 방산기업 수익 총액은 5510억달러(약 636조원)로 전년(5240억달러, 약 605조원) 대비 5.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5년 이후 계속되던 방산기업 수익 증가세가 코로나19 팬데믹에도 꺾이지 않은 것이다.

당초 많은 전문가는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이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 재정을 과도하게 지출하면서 현 군사력을 유지하거나 더 나아가 군비를 감축하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잡을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코로나19 감염자 폭증세에 따른 전 세계적인 인력 부족 문제의 심화와 이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의 붕괴로 방산기업들의 생산·판매에 차질이 발생하며 방산 부문의 성장세도 주춤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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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스뉴스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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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실제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전 세계 국가들이 되려 군비 지출을 늘렸기 때문이다.

영국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가 지난 2월 공개한 ‘밀리터리 밸런스 2021’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국방비 지출액은 1조8300억달러(약 2029조원)로 전년 대비 3.9% 늘어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각국의 군사 지출 증가가 고스란히 방산기업들의 수익 창출로 이어진 셈이다.

전직 미 국방부 산업정책 담당자인 빌 그린월트 미국기업연구소(AEI) 연구원은 “글로벌 방산기업들과 전 세계 정부들은 국방 산업이 국가 안보에 미치는 중요성을 감안해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 수칙을 어기지 않으면서도 생산 인원 수를 줄이지 않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왔다”며 “이를 통해 방산기업들은 팬데믹 속에서도 무기 생산과 각종 연구·개발(R&D) 작업이 효과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해냈다”고 말했다.

美 방산기업 ‘절대 우위’…100대 기업 수익 56% 차지방산 분야에서 미국 기업들의 절대 강세는 지난해에도 계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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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스뉴스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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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 상위 10개 기업 중 여섯 자리를 미국 기업이 이름을 올렸고, 상위 25개사(社)로 범위를 넓혀도 11개가 미국 회사였다.

개별 기업으로 봤을 때 지난해 625억6200만달러(약 72조3404억원)의 수익을 기록한 록히드마틴이 2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전체 100개 기업 총 수익의 11%에 해당하는 비중으로, 전년(566억달러, 약 65조원) 대비 11%나 수익이 증가했다.

록히드마틴의 뒤를 레이테온 테크놀로지스(2위), 보잉(3위), 노스럽 그러먼(4위), 제너럴다이나믹스(5위) 등 미국 기업들이 이었다.

100개 기업들의 총 수익의 절반 이상인 3073억3002만달러(약 355조3657억원, 56%)를 미국 기업들이 차지하기도 했다.

미국 방산기업들은 세계 최대 무기 구매처인 미국의 ‘군 현대화’ 작업에 참여하면서 거액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은 우주·미사일 방어 분야는 물론 핵 현대화, 극초음속 무기 개발 등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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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스뉴스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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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문 투자회사 코웬의 로만 슈바이저 워싱턴 리서치 그룹 전무는 “지난 20여년간 미국은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 등에서 대테러 작전을 수행하는 데 집중해왔다”며 “최근에는 대(對) 중국 견제와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에 대한 대응 등 적대적 국가·동맹 세력에 대한 군사적 대응으로 무게 추를 이동하면서 과거보다 더 광범위하고 규모가 큰 무기 수요가 만들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中 기업 수익, 美 제외 나토 회원국 기업 총합에 버금가미국과 본격적으로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에 무기를 공급하고 있는 중국 방산기업들의 약진도 눈에 띄었다.

중국 방산기업들은 7개 기업이 상위 15개사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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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현지시간) 러시아군 소속 대잠함정 알렉신에서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는 모습. [T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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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기업들의 총 수익은 956억달러(약 110조원)에 이르며 국가별로 봤을 때 미국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미국을 제외한 나토 회원국 방산기업들의 수익 총합인 970억달러(약 112조원)에 버금가는 규모다. 러시아를 제외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 방산기업들의 수익을 모두 합친 금액인 220억달러(약 25조원)와 비교했을 때는 4배 가까이 차이 난다.

중국 기업들에게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전년비 수익 증가율이 다른 국가 기업들에 비해 매우 높다는 것이다.

전년 수익과 대비했을 때 중국선박공업(CSSC)은 28% 늘어났고, 중국남방공업(CSIGC)은 21% 증가했다.

이들 기업의 성장 배경에는 미중 패권 경쟁에 대응하는 중국 정부의 전략이 담겨있다.

해양 관련 방산기업인 CSSC와 CSIGC의 수익이 급증한 것은 남중국해에서 벌어지고 있는 영유권 분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해군력 강화에 나선 중국 정부의 움직임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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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방위산업기업 록히드 마틴이 제작한 F-35B 라이트닝 스텔스 전투기가 지난달 1일(현지시간) 동지중해 키프로스에 정박한 영국 최신예 항공모함 퀸 엘리자베스호에 탑재돼 있다.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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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SS의 메이아 누웬스 중국 방위정책 연구위원은 “중국 정부는 제1열도선 내부에서 외부 세력의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완벽히 방어할 수 있도록 해양 전력 강화를 최우선시하고 있다”며 “대만 통일 등의 목표를 위해 방어뿐만 아니라 해·공군력 공격 능력 배양에도 나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美 동맹국 방산 규모, 中·러 압도…신흥국 부상도 눈에 띄어주요 방산기업들의 수익 규모로만 봤을 때 유럽·아시아 국가 등 전통적 동맹과의 유대 강화에 나서며 대중 포위망 강화에 나서는 미국에 대해 중국이 군사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아직 역부족이란 분석도 있다.

여기에 미국의 압박에 함께 맞서고 있는 러시아 국적 방산업체들의 추락도 중국에겐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전 세계 주요 방산기업들의 수익이 증가했음에도, 러시아 방산기업인 알마즈-안테이와 TMC의 수익은 각각 전년 대비 34%, 16% 감소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금전적 여유가 줄어든 개발도상국들이 러시아제 무기 구매를 줄였고, 여기에 미국의 대(對) 러시아 제재 강화가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강소국 방산업체들의 성장세도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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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 소속 탱크가 시리아 접경 골란고원에서 포를 쏘며 실전 훈련을 하고 있다. [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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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국적 기업은 3개 회사가 이름을 올렸으며, 전년과 비교해 수익 순위가 뚜렷하게 상승했고, 아랍에미리트(UAE) 국적 방산기업인 ‘엣지그룹’도 미국으로 대표되는 해외 무기 공급 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UAE 정부의 움직임을 토대로 빠르게 성장했다.

한국의 경우 42억9368만달러(약 4조9613억원)의 수익을 올린 한화가 28위로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 국가 기업 중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고, 한국항공우주산업(KAI, 57위), LIG넥스원(65위), 현대로템(93위)이 10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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