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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고평가 논란' 크래프톤 공모 청약 '삐걱'…공모주 열기 식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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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성적표 예상밖 부진… 증거금 1.8조, 경쟁률 2.8대1 그쳐

전문가 "공모시장열기는 여전하지만 크래프톤 공모가 과도"

뉴스1

기업공개(IPO) 공모청약 대어 크래프톤 첫째날인 2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증권사 창구에서 투자자들이 투자 상담을 받고 있다. 크래프톤은 금융당국이 중복청약을 금지하기 직전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서 일반투자자들이 여러 증권사에 청약할 수 있는 '중복청약' 막차를 탔다. 공모가는 희망범위 최상단인 49만8000원(액면가 100원)이다. 2021.8.2/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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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 = '고평가 논란'은 글로벌 콘텐츠 기업을 꿈꾸며 야심차게 상장 출사표를 던진 크래프톤에 냉정한 현실을 맛보게 했다. 일반투자자 공모주 청약 첫날에 크래프톤은 예상에 크게 못미치는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IPO(기업공개) 초대어'라는 수식어에 어울리지 않게 첫날 청약증거금은 1조8017억원에 그치며 카카오뱅크의 첫날 증거금 12조원의 6분의1 수준에도 못미쳤다. 경쟁률은 2.79대1에 머물며 대어급에선 못보던 숫자를 내놨다.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의 공모 열기가 식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크래프톤이 워낙 고평가돼 있다보니 투자자들이 신중하게 접근한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크래프톤 공모가는 공모주 사상 최고가인 49만8000원(액면가 100원)이다. 공모 청약을 받는 3개 증권사에서 모두 청약할 경우 최소(각 증권사당 10주)증거금은 747만원이다. 한 증권사당 249만원이다. 청약증거금은 청약금액의 절반이다.

◇첫날 증거금 1.8조, 경쟁률 2.8대1 그쳐

3일 크래프톤은 일반 공모주 마지막날(둘째날) 청약을 받는다. 크래프톤의 청약 첫날에는 다른 '대어'들과는 확연히 비교되는 '냉랭함'이 감돌았다.

크래프톤 대표주관사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일반 공모 청약 첫날 3개 증권사에 몰린 청약 증거금은 1조8017억원으로 집계됐다. 증권사별로 보면 미래에셋증권에 8920억원의 증거금이 모였고 NH투자증권이 5139억원, 삼성증권은 3958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평균 경쟁률도 2.79대1에 그쳤다. 증권사별 경쟁률은 미래에셋증권 3.75대1, NH투자증권 2.39대1, 삼성증권 2.04대1이었다. 청약 건수는 미래에셋증권 5만4771건(358만2300주), NH투자증권 4만1562건(206만3890주), 삼성증권 3만6567건(158만9580주) 등 총 13만2900건(723만5770주)을 기록했다.

크래프톤의 첫날 청약증거금은 지난주 공모 청약을 진행했던 카카오뱅크(12조원)는 물론이고 HK이노엔(3조3000억원)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공모주 청약 사상 최대 증거금이 몰렸던 SKIET의 첫날 증거금은 22조원이었다.

◇전문가 "공모열기는 여전하지만 크래프톤 공모가 과도해"

전문가들은 크래프톤의 예상밖 청약 부진에 대해 '고평가 논란에 따른 것'이라고 진단한다. 앞서 크래프톤이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자 금융감독원은 공모가 산정을 위한 비교그룹의 비적정성 등을 이유로 정정을 요청했고, 이에 크래프톤이 공모가를 한차례 낮춘 바 있다.

이어진 기관 수요예측에서도 '대어급'에 어울리지 않은 경쟁률인 243대1로 저조했다. 기관 배정물량을 초과해 '흥행'에는 성공했다는 것이 회사측의 자평이지만 카카오뱅크를 비롯해 주요 IPO 대어들이 모두 1000대1을 크게 웃도는 경쟁률을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크게 낮은 수준이다. 특히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 중 '밴드 상단'을 초과하는 금액을 제출한 수량 비중은 24.16%에 머물렀다. 심지어 밴드 하단(25% 미만) 가격을 제시한 수량 비중도 4.16%나 됐다.

전문가들은 지난해부터 증시를 달구고 있는 '공모 열기' 자체는 아직 뜨겁지만 고평가된 종목은 투자자들이 신중하게 접근하면서 온도차가 확 나고 있다고 봤다. 공모주 청약을 하는 이유는 공모주를 배정받아 상장 이후 차익을 얻기 위함이다. 공모주가 '고평가'됐다는 것은 그만큼 상장 이후 주가의 추가 상승폭이 제한된다는 의미이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크래프톤의 경우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이 과도하다고 평가된다"면서 "상장 이후 코스피200, MSCI 등 주요 지수에 조기 편입될 가능성이 높지만 지수에 편입된다고 하더라도 공모가의 밸류에이션이 높아 주가의 추가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크래프톤의 주당 적정가치는 58만원, 시가총액은 28조원을 제시한다"면서 "이는 공모가 기준 16%의 추가 상승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김 연구원은 "16%의 추가 상승은 현 크래프톤의 공모가를 보수적으로 본다는 의미"라면서 "목표주가 달성은 최소 6개월에서 1년 정도의 기간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일반 투자자에 배정된 물량은 259만6269주다. 이 중 대표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에 배정된 물량은 95만5427주다. NH투자증권(86만1961주), 삼성증권(77만8881주) 순이다. 259만6269주의 절반인 124만주 가량은 최소 물량인 10주 이상 청약자에게 똑같이 배정(증권사별)하는 균등배정 물량이며 나머지 절반은 증거금을 많이 내는 투자자가 더 많이 가져가는 비례배정 물량이다.
esth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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