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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 역대급 실적에도 주가 내리막길…반도체 ‘고점’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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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공장인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이곳에서는 EUV 장비를 활용한 3세대 10나노급 D램이 생산된다.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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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2분기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지만, 주가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반도체 경기가 조만간 정점을 찍고 내려올 것이라는 ‘고점론’을 근거로 두 회사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하향 조정하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2일 7만9300원을 기록했는데, 지난 1월 11일 장중 9만6800원을 찍으며 최고가를 기록했을 때와 비교하면 20% 가까이 하락했다. 미래에셋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지난달 초 11만3000원에서 지난달 말 10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지난 3월 2일 최고가인 15만500원을 기록한 이후, 주가가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KB증권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기존 19만원에서 16만원으로 조정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SK하이닉스 주가는 실적 호전에도 올해 하반기 이후 반도체 산업 피크 아웃 우려로 3월 2일 15만500원을 기록한 뒤, 미국 마이크론 주가와 더불어 부진한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라며 “투자자들은 향후 재고증가와 공급과잉에 따른 반도체 사이클에 대한 불확실성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반도체 시장은 하반기 경기가 어떻게 흘러가느냐에 달려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의 경우 경기에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반면, 메모리 반도체는 경기 영향을 크게 받는다. D램이나 낸드플래시가 주로 들어가는 PC 등의 판매량에 따라 전체 메모리 반도체 시장도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메모리 반도체는 반드시 혼자만 팔리지 않는다. D램이나 낸드플래시 등은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등과 짝을 이루는데, 최근 시스템 반도체 부족으로 PC와 스마트폰 등의 생산이 차질을 빚으며 메모리 반도체 재고도 쌓이고 있는 상황이라는 게 반도체업계 설명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완화와 고객사 재고 증가로 오는 4분기부터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세가 멈출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트렌드포스는 “PC용 D램 현물 수요가 지난 7월부터 점차 약해지면서 스팟 가격이 3분기 고정거래 가격보다 10% 낮은 수준으로 내려갔다”라며 “4분기에는 PC용 D램 고정거래 가격이 더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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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반도체 클린룸. /SK하이닉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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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대만 PC 제조자개발생산(ODM) 업황이 최근 나빠지기 시작했다. 전 세계 노트북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이들의 업황은 PC용 메모리 수요를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되기도 한다. 대만 업체들의 5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8%, 전월 대비 6.6% 감소했다. 앞서 4월에도 매출이 전년 대비 줄었는데, 두 달 연속으로 매출 감소세가 나타난 것이다. 업계는 북미와 유럽 노트북 수요가 뒷걸음질 친 것을 매출 감소의 배경으로 꼽고 있다.

스마트폰도 마찬가지다. 올해 스마트폰 판매 전망은 14억7000만대에 달했으나, 최근 13억5000만대 수준으로 하향 조정됐다. 중국 샤오미 등이 생산 계획을 기존보다 10~20% 낮게 수정했고, 삼성전자 역시 퀄컴 칩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며, 하반기 신제품 출시가 원활치 않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비메모리(시스템) 반도체의 극심한 공급 부족이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 기기 생산차질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4분기 위험 요인이다”라며 “IT 기기 생산 차질은 메모리 반도체 수요 공백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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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SK하이닉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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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은 시장의 이런 우려를 일축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메모리 반도체 분야는 신규 CPU 채용 확대 및 주요 고객사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로 서버 및 모바일 수요가 지속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전반적인 수요 전망을 봤을 때, (서버 등) 재고 빌드를 위한 수요는 지속될 것으로 보이고, D램과 낸드 재고가 낮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했다. 일반적으로 재고 수준이 낮으면 반도체 가격이 높게 형성돼 공급사는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지난달 27일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상반기 메모리 반도체 시장 환경은 연초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개선됐고, 일부 부품 공급 이슈에도 D램의 수요성장률은 애초 기대했던 20%를 넘어 이제는 20% 초반 수준이 예상된다”라며 “하반기 시황 개선을 예상했던 낸드 플래시 역시 높은 수요 증가세를 보이며 2분기 가격이 크게 상승 전환했고, 낸드 연간 수요 성장률도 처음 기대보다 높아져 30% 중후반 수준의 성장이 예상된다”고 했다.

업계는 올해 반도체 장비 시장 동향이나 웨이퍼(반도체 원판) 출하 전망치를 살펴봤을 때, 당분간 호황이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시장의 우려와는 달리 ‘슈퍼사이클’ 흐름은 견조하다는 것이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웨이퍼팹(공장) 장비 매출은 올해 817억달러로 지난해보다 34% 늘어나고, 내년에는 860억달러를 돌파할 전망이다. 웨이퍼 출하량의 경우 올해 2분기 실리콘 웨이퍼의 글로벌 출하면적은 35억3400만in²(제곱인치)로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했다. 역대 최대 기록이었던 지난 1분기보다도 5.9% 늘어난 규모라는 게 SEMI 설명이다.

박진우 기자(nicholas@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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