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도 반도체 독립 선언...퀄컴과 결별

[파이낸셜뉴스]

애플에 이어 구글도 2일(현지시간) 반도체 독립을 선언했다. 6월 17일 미국 뉴욕 첼시의 한 구글 매장에 구글 스마트폰인 픽셀폰이 진열돼 있다. 로이터뉴스1

구글이 스마트폰 용 반도체를 직접 설계하기로 했다. 픽셀6, 픽셀6프로 등 올 가을 출시하는 신형 구글폰에는 퀄컴 반도체 대신 구글이 설계한 자체 반도체가 탑재된다.

애플을 시작으로 대형 기술업체들의 자체 반도체 설계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그동안 스마트폰 반도체 시장을 지배했던 퀄컴과 인텔의 영향력이 갈수록 쪼그라들고 있다.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구글은 2일(이하 현지시간) '구글 텐서'라는 이름의 자체 스마트폰용 반도체를 만들겠다면서 10월 출시될 신형 픽셀6 스마트폰에 퀄컴 반도체 대신 자체 반도체를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애플도 반도체 독립을 선언한 바 있다.

인텔 반도체 대신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암(ARM)의 기술을 바탕으로 설계한 새 반도체를 아이폰과 맥컴퓨터 등에 장착하고 있다.

대만 파운드리 업체 TSMC를 통해 생산한다. 덕분에 애플은 TSMC 최대 고객사가 돼 반도체 공급에서 더 목소리를 높일 수 있게 됐다.

구글도 인텔처럼 반도체 독립을 선언했다. 구글은 인텔이 아닌 퀄컴과 결별하지만 애플과 마찬가지로 ARM 특허기술을 사용해 자체 반도체를 설계 중이다.

ARM의 기술을 기반으로 한 반도체는 전력 소모가 적어 배터리를 사용하는 모바일 기기에 유리하다. 덕분에 스마트폰부터 태블릿 PC, 노트북 컴퓨터에 이르기까지 모바일 기기에 두루 활용이 가능하다.

구글텐서는 10월 출시 에정인 구글의 신형 주력 스마트폰 픽셀6, 픽셀6 프로 가격을 낮추는데 보탬이 될 전망이다. 구글은 지난 수년간 픽셀폰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가격은 낮추면서 성능은 높이는데 주력해왔다.

단가를 낮춘 고사양 스마트폰으로 애플과 삼성전자의 고급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잠식하겠다는 계획이다.

구글텐서는 현재 구글이 클라우드 컴퓨팅에 활용하는 구글텐서 프로세싱유닛과 유사하다. 시스템 하나가 온전히 반도체에 담기는 이른바 원칩(SoC) 시스템 반도체다.

구글은 구글텐서 반도체가 스마트폰의 사진·영상처리, 번역, 문자음성전환 등의 기능을 크게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구글텐서는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와 함께 인공지능(AI) 구동을 위한 처리장치와 이미지신호 처리장치도 함께 포함한다고 구글은 설명했다.

구글텐서가 탑재되면 클라우드로 데이터를 보내 처리하는 대신 스마트폰에서 더 많은 정보를 처리할 수 있다고 구글은 강조했다.

구글 하드웨어 부문 책임자 릭 오스털로노는 CNBC와 인터뷰에서 "픽셀이 그동안 안고 있던 문제는 기존에 나와 있는 기술에만 의존해 제약을 받아왔다는 것"이라면서 "연구팀이 개발한 최신 기능들을 휴대폰에 접목하기가 매우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그는 새 반도체가 장착되면 구글 스마트폰들은 더 나은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면서 "구글은 실제로 컴퓨터화된 사진 촬영을 위한 맞춤 컴퓨터를 (반도체에) 장착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