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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기준금리 오른다는데 변동금리 대출은 늘고 금리상한형 주담대는 썰렁...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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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을 앞둔 상황에서도 오히려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변동금리 대출을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경우가 늘어날 것이란 예상과 딴판이다. 고정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데다 코로나19 재확산 때문에 급격한 금리 인상은 없을 것이라는 심리가 강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일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6월 예금은행의 신규 가계대출 가운데 변동금리 비중은 81.5%, 고정금리 비중은 18.5%로 나타났다. 고정금리 대출 비중은 5월보다 3.5% 포인트 하락한 반면, 변동금리 대출은 3.5% 포인트 상승했다. 신규 가계대출 중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2014년 1월(85.5%) 이후 7년 5개월 만에 최고치다. 2019년과 2020년 신규 가계대출 기준 변동금리 평균 비중(53.0%, 63.8%)과 비교하면 20∼30% 포인트 더 높다. 신규 대출이 아닌 전체 가계대출을 보더라도 6월 가계대출의 72.7%가 변동금리로, 2014년 9월(72.8%)이후 6년 9개월 만에 가장 높다.

지난달 15일 시중은행 15곳이 내놓은 금리상한형 주택담보대출은 찾는 이가 거의 없다. ‘금리 상승 리스크를 완화할 수 있는 상품을 내달라’는 금융당국 권고에 따라 나온 상품이지만, 한 시중은행의 경우 출시 후 2주 동안 대출이 2건에 그쳤다. 다른 은행들도 “실적이 거의 없어 집계하는 게 무의미한 수준”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5월말부터 연내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냈고, 정부도 금리 상승에 따른 가계부채 위험성을 거듭 경고해왔다는 점에 비춰보면 이례적인 상황이다.

잠재적인 금리 상승폭을 고려할 때 고정금리 대출로 바꿀만한 실익이 적다고 소비자들이 판단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16일 기준 코픽스(COFIX) 연동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2.49∼4.03% 수준이다. 하지만 은행채 5년물 금리를 따르는 혼합형(고정금리) 주담대 금리는 2.89∼4.48%다.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0.4%포인트 이상 높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에 따라서는 고정금리가 0.5~1%포인트가량 더 높게 나오기도 하기 때문에 실제 대출상담을 해보면 고정금리를 선택하는 고객은 거의 없다”면서 “코로나 장기화로 경기 회복이 늦어질 수도 있어 고객들이 관망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금리상한형 주담대도 비슷하다. 이 상품은 대출 잔여기간이 3년 이상 5년 미만이면 금리 상승폭을 특약을 맺은 시점의 기준금리 대비 1.5%포인트 이하로 제한한다. 그러나 금리상한을 적용받으려면 연 0.15%포인트의 가산(프리미엄) 금리를 내야 한다. 대출 잔여 기간이 5년 이상이면 연 0.2%포인트의 가산금리가 붙는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급격하게 금리가 오르는 상황이면 몰라도 프리미엄을 주고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는 없다”면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년까지 총 세 번을 올려도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안 된다고 고객들이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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