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와 재협상... 경쟁사보다 뛰어난 효능 탓
부족한 공급·늘어난 수요 등 상황도 반영
지난달 29일 에스토니아 수도 탈린의 남동쪽에 위치한 타르투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거리두기를 유지하며 의자에 앉아 있다. 타르투=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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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모더나가 유럽연합(EU)에 공급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가격을 인상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U의 백신 수급 상황과 경쟁사 대비 뛰어난 예방 효과 등이 가격 상승을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FT에 따르면 화이자와 모더나는 최근 EU와 체결한 코로나19 백신 공급 계약에서 각각 25.8%, 12.8%씩 자사 백신의 값을 올렸다.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1회분 가격은 15.5유로(약 2만1,000원)에서 19.5유로(약 2만6,700원)로, 모더나는 22.6달러(약 2만6,000원)에서 25.5달러(2만9,400원)로 각각 인상됐다. EU는 당초 화이자 및 모더나와 2023년까지 백신 21억 회분을 공급받는 계약을 맺었는데, 가격 재협상을 한 것이다.
무엇보다 자사 백신 효능에 대한 자신감이 이번 가격 상승에 크게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새로운 방식의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인 화이자·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은 앞서 3상 임상시험 결과에서 전통적 방식으로 만들어진 아스트라제네카, 존슨앤드존슨(J&J)의 얀센 백신보다 높은 예방 효과를 보였다.
부족한 공급 및 늘어난 수요도 또 다른 원인이다. EU는 혈전증과 같은 부작용 우려로 아스트라제네카, 얀센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대상을 제한하고 있어 백신 수급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다 최근 델타 변이 확산에 따라 여러 국가가 면역 수준을 끌어올릴 '부스터샷'(추가 접종) 접종을 시작하면서 백신 수요는 더 증가했다. 결국 코로나19 백신 몸값이 올라가는 바람에 각국은 제약사와의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백신 가격 인상에 따라 화이자와 모더나의 백신 매출액은 급증할 전망이다. 양사는 이와 관련한 로이터통신 등 언론 질의에 별도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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