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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격 입당' 윤석열 앞에 놓인 세 가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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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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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 당사를 방문, 대외협력위원장인 권영세 의원에게 입당원서를 제출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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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적 결합과 외연 확장, 그리고 주도권 확보.

지난달 30일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당면 과제다. 잡음 없이 국민의힘 속으로 녹아들면서, 한편으로는 당과는 다른 목소리로 외연 확장까지 이뤄야 한다. 모순 관계에 빠질 수도 있는 두 과제를 무난하게 이뤄낸다면 확고한 야권 1위 후보로 대선 구도를 주도할 수 있다. 경쟁 주자들의 집중 공격을 앞두고 있는 윤 전 총장 입장에서는 빠르게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다.

윤 전 총장은 2일 국민의힘 초선 의원 모임인 ‘명불허전보수다’ 강연에 나선다. 입당 후 첫 당내 공식 행보다. 국민의힘과의 화학적 결합을 위해 전체 의원 103명 중 절반이 넘는 초선 의원 57명을 첫 목표로 삼은 셈이다.

강연 후에는 이준석 대표를 예방한다. 지난달 30일 입당 당시 이 대표는 호남 일정 중이었다. ‘기습 입당’과 같은 뒷말이 나오는 상황에서 이 대표와의 관계가 서로 불편해진 것 아니냐는 우려를 빠르게 불식할 필요가 있다. 이 대표 예방 후에는 사무처 당직자·보좌진과의 만남이 예정돼 있다. 국민의힘 한 중진의원은 1일 기자와 통화하면서 “당 바깥에 있다가 이제 평당원으로 들어왔으니, 당과 융합해가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외연 확장은 또다른 과제다. 그간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입당을 미루며 ‘외연 확장’을 주된 이유로 들었지만, 대선 출마 선언 한달이 넘도록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통화에서 “어디부터가 외연인지 울타리도 긋지 않고, 확장을 하겠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었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국민의힘이라는 울타리가 생긴 지금부터야 말로 본격적인 외연 확장에 나설 수 있게 됐다는 뜻이다.

윤 전 총장이 입당 직후인 지난달 31일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금태섭 전 의원을 잇따라 만난 것도 외연 확장의 틀로 해석할 수 있다. 윤 전 총장측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김 전 위원장이야 말로 국민의힘 혁신을 주창했던 분이고, 금 전 의원도 당 바깥에서 다른 목소리를 내주실 수 있는 분”이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중도 성향 혹은 호남 출신 전직 의원들 영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역시 외연 확장을 위해서다. 윤 전 총장 캠프 한 관계자는 최근 김관영·김성식·채이배 전 의원에게 캠프 합류를 제안했다. 19대 국회 당시 야권에서 문재인 정부와 각을 세웠던 중도 성향 인사들이다. 주승용·장병완·조배숙 등 호남 출신의 다른 전직 다선 의원들에게도 ‘러브콜’을 보냈다. 현재로선 이들의 합류 가능성은 높지 않다. 채 전 의원은 통화에서 “9월말까지 정책자료집 발간 일정이 있어 그게 마무리되기 전까지는 답할 수 없다고 했다”며 “여야 제한 없이 내년 대선 어젠다를 발굴하고 정책을 만드려고 나선 건데 특정 후보를 돕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식 전 의원은 “어느 캠프든 갈 일이 없다”고 했다. 호남 연고의 전직 의원들도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 이후 부담이 커진 분위기다.

외연 확장은 당과의 충돌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기존 국민의힘과는 다른 목소리를 내야하기 때문이다. 윤 전 총장이 지난달 30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다주택자들에 대한) 특혜를 회수해 매물이 풀리게 해야한다”고 하자 “문재인 정부와 같은 인식 아니냐”(윤희숙 의원)는 비판이 곧장 제기됐다. 윤 전 총장과 가까운 한 인사는 기자와 만나 “‘120시간 근로’ 같은 말에 묻혔지만, 윤 전 총장의 기본 인식은 국민의힘보다 중도·진보적인 면이 많다. 승자 독식을 강하게 비판하는 점 등이 그렇다”고 말했다. 향후 세부적인 정책 방향에서 국민의힘과 충돌할 여지가 작지 않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바깥에서 중도 성향의 인사들의 캠프 합류가 현실화할 경우 충돌 가능성은 한층 더 커질 수 있다.

윤 전 총장이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면 당내 무게중심은 급격하게 윤 전 총장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높다. 야권 1위 주자로 주도권을 장악해야 하는 과제도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입당 초반 행보에서 불협화음이 일어날 경우, 입당을 둘러싼 이 대표와의 신경전이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았고, 당내 의원들 사이 ‘줄세우기’ 논란도 계속되는 상황에서 경쟁 주자들의 집중 공세에 대한 부담도 커지게 된다.

심진용·유정인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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