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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단 한명의 동료도 남김없이…' 재난현장고립 소방관 신속구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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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매몰·실종사고 빈번…끊이지 않는 비극, 소방관 '순직'

'우리가 간다' 세월호사고 투입 경력자 포함 동료구조팀 결성

뉴스1

화재 진화에 나선 소방관 1명이 순직한 이천 쿠팡 덕평물류센터 사고 현장 모습.(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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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뉴스1) 조준영 기자 = "동고동락한 동료를 재난 현장에 두고 올 수는 없습니다."

뜨거운 불길, 시야를 가리는 새까만 연기, 숨통을 틀어막는 유독가스. 대한민국 소방관은 오늘도 지옥과 같은 화마(火魔) 속으로 몸을 내던진다.

안위를 챙길 겨를조차 없다. 그저 국민 생명과 재산 보호를 지상 최대 목표로 삼는다.

퍼스트 인 라스트 아웃(First In Last Out). 소방관 정신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문구다. 제일 먼저 들어가 가장 마지막에 나온다는 뜻만 봐도 사명감이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다.

문제는 재난 현장에서 마지막까지 빠져나오지 못하는 소방관이 적잖다는 데 있다. 임무 수행 중 돌발 변수에 휘말려 황망하게 세상을 떠나는 경우다.

경기 이천 쿠팡물류센터 화재현장 고립·울산 중구 상가 화재현장 고립 순직(지난 6월), 충주 집중호우 피해 현장 긴급출동 중 급류사고 순직(2020년 8월) 등…. 비극은 잊을만하면 되풀이된다.

소방관 순직 사고는 깊은 슬픔을 남긴다. 특히 동료 소방관에게는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다.

10년 가까이 구조대에서 활동 중인 도내 한 소방대원은 "한솥밥을 먹던 동료가 재난현장에서 빠져 나오지 못한다는 생각만으로도 몸서리가 쳐진다"면서 "제복을 입고 있는 동안에는 절대 겪고 싶지 않은 일"이라고 했다.

소방당국 역시 재난 현장 내 소방관 순직 사고를 심각한 문제로 보고 대응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그 결과물 중 하나가 신속동료구조팀(RIT·Rapid Intervention Team)이다.

충북소방본부는 '단 한 명의 동료도 현장에 남겨두지 않는다'를 모토로 신속동료구조팀을 꾸렸다.

구조팀은 현장 소방활동을 하다가 매몰이나 고립, 실종사고를 당하는 대원을 신속하게 구하는 역할을 맡는다.

팀 구성은 화재 현장 인명구조, 수상·수중 인명 탐색, 유해화학물질 사고 분야 전문가로 이뤄진다.

소방본부는 각 분야별로 최정예요원 3명씩 차출해 팀을 편성했다. 일선 소방서는 최소 2명씩 2개 그룹 이상으로 구조팀을 만들었다.

인력풀은 베테랑 중 베테랑으로만 채웠다. 면면을 보면 인명구조사 1급 자격자, 심해잠수구조 훈련 이수자, 테러대응 전문교육 이수자, 초경량 비행장치 조종자, 세월호 침몰사고 투입 경력자로 화려하다.

본부와 소방서를 비롯해 모두 45명으로 꾸려진 구조팀은 각 근무지에서 소방관 매몰·고립·실종 시 즉각 투입될 예정이다. 사고 규모에 따라 중부(청주·증평·진천·괴산), 북부(충주·제천·음성·단양), 남부(보은·옥천·영동)로 권역별 운영도 이뤄진다.

소방 관계자는 "건축물이 대형화되고 구조가 복잡·다양해져 현장 대원들의 사고 위험성이 증가하고 있다"며 "실제로도 각종 재난 현장에서 활동하던 소방대원이 고립·실종 사고를 당해 순직하는 일이 지속해서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황·장소별 구조계획을 수립해 신속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베테랑 구조팀이 필요했다"며 "신속동료구조팀은 생명이 위험한 상태에 빠진 소방대원을 구하는 작전에 즉각적으로 투입하기 위해 꾸렸다"고 전했다.

향후 소방당국은 반기별로 한 차례 신속동료구조팀을 소집, 합동훈련을 진행할 계획이다.
reas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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