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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이 무릎 꿇은 6·25 영웅, 웨스트포인트 헌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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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공군과 전투에서 큰 공… 명예훈장 받아

1949년 육사 졸업 이듬해 6·25전쟁 참전

육사 출신 77번째 명예훈장 수훈자 해당

세계일보

지난 5월 21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명예훈장을 받은 랠프 퍼킷 예비역 육군 대령(가운데 의자에 앉은 인물)이 양옆에 나란히 무릎을 꿇은 문재인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그리고 가족 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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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 백악관에서 문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명예훈장(Medal of Honor)을 받아 한국인들의 이목을 끈 노병(老兵)이 있다. 6·25전쟁 당시 미 육군 중위로 중공군과의 전투에서 큰 공을 세운 랠프 퍼킷(94) 예비역 대령이 주인공이다.

명예훈장은 미국에서 군인에게 주어지는 최고 영예다. 퍼킷 대령은 훈장을 받은 영광에 더해 그가 졸업한 웨스트포인트 육군사관학교의 생도 생활관에 이름이 새겨지는 명예까지 더불어 안게 됐다.

30일 미 육사에 따르면 퍼킷 대령은 1949년 육사를 졸업하고 이듬해인 1950년 한국에서 6·25전쟁이 발발하면서 실전에 투입됐다. 이제껏 미 육사 졸업생으로 명예훈장을 받은 이는 76명이며 그들의 이름과 공적을 새긴 동판 76개가 육사 내 생도 생활관인 맥아더 막사의 벽면에 부착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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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참전용사이자 미국 명예훈장 수훈자인 랠프 퍼킷 예비역 육군 대령. 세계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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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육사는 최근 자체 심사를 거쳐 육사 졸업생 중 77번째 명예훈장 수훈자에 해당하는 퍼킷 대령의 이름과 공적이 새겨진 동판도 맥아더 막사 벽면에 새로 부착하기로 했다.

맥아더 막사는 6·25전쟁 당시 초대 유엔군사령관을 지낸 더글러스 맥아더 원수(1880∼1964)를 기리는 뜻에서 지은 이름이다. 맥아더 원수 본인이 육사 졸업생으로 준장 시절 육사 교장을 지냈으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세운 공로로 명예훈장을 받은 바 있다. △6·25전쟁 참전용사 △육사 졸업생 △명예훈장 수훈자 등 여러 면에서 퍼킷 대령은 맥아더 원수와 겹치는 점이 많다. 이제 육사 생도들의 생활관인 맥아더 막사의 벽면에 퍼킷 대령 이름이 새겨져 생활관을 이용하는 까마득한 후배 생도들 사이에 영원히 귀감으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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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웨스트포인트 육군사관학교의 생도 생활관인 맥아더 막사 내부의 벽면. 육사 졸업생으로 명예훈장을 받은 76명의 이름과 공적을 새긴 동판이 부착돼 있다. 졸업생 가운데 77번째 명예훈장 수훈자인 랠프 퍼킷 예비역 대령의 이름·공적을 새긴 동판도 곧 부착된다. 미 육사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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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킷 대령에게 명예훈장을 수여하며 미국 정부가 근거로 든 공적은 ‘6·25 전쟁 중이던 1950년 11월 청천강 일대 205고지에서 부대원 51명과 한국군(카투사) 9명을 이끌고 중공군 수백명을 물리쳤다’는 것이다. 당시 23세의 젊은 중위였던 그는 부하들이 적 위치를 파악할 수 있도록 세 번이나 참호 밖으로 달려 나갔다가 크게 다쳤다.

바이든 대통령은 명예훈장 수여식 날짜를 특별히 문 대통령의 방미, 그리고 한·미 정상회담 일정과 맞춰 잡았다. 또 훈장을 수여하는 자리에 문 대통령이 함께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미국 역사상 명예훈장 수여식에 외국 정상이 참석한 건 퍼킷 대령의 경우가 처음이다.

퍼킷 대령은 평소 가족과 지인들한테 “한국은 기회만 되면 (6·25 참전용사들에게) 고맙다고 말한다”며 “미국이 도왔던 모든 나라 중에 한국이 가장 감사를 표할 줄 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훈장 수여식이 끝나고 기념촬영을 할 때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나란히 퍼킷 대령 옆에 무릎을 꿇는 것으로 노병에 대한 존경심을 표했다. 이 사진을 본 주한 미국 대사관 관계자는 “천 마디 말보다 사진 한 장이 더 가치가 있고 바로 이것이 우리의 굳은 동맹을 더욱 강력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극찬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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