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8 (일)

폐·심장·혈관·위에 정신 건강까지…관절염은 관절만 위협하는 게 아니다 [의술인술]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향신문]

경향신문

44세의 여성이 진료실에 힘없이 들어왔다. 20대 중반 신혼 때부터 아침에 일어나면 양쪽 손가락 여러 마디가 뻣뻣해지고 아프면서 항상 피곤하고, 조금만 힘든 일을 하면 너무 쉽게 지쳐서 집안일을 제대로 못할 지경이었다. 점차 손가락과 발가락, 무릎, 팔목, 팔꿈치, 어깨 등 온 몸의 관절들이 쑤시고 아프고 붓기 시작했다. 아파서 잠도 잘 못 자고 아침에 잘 일어나지도 못할 정도가 됐다. 결국 그 여성은 종합병원에 입원하고 나서야 류마티스관절염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양쪽 무릎 관절의 연골은 이미 녹아 없어져 쇳덩이 인공관절로 대치하는 수술을 받아야만 했다. 수술 후에도 계속되는 여러 부위의 관절통으로 고통을 받고 손가락은 이미 다 휘어져 흉한 모습으로 변했으며, 손목과 팔꿈치는 강직이 발생되어 운동 기능을 거의 상실하여 밥숟가락을 들기도 힘든 형편이 되었다.

그러던 중 친구가 류마티스내과에서 관절염을 잘 치료받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필자에게 찾아온 것이다. 그녀의 상태가 너무 심각하다고 생각하여 그녀에게 입원을 권유하였고, 정밀검사를 한 후 그녀의 체질에 맞는 항류마티스약제를 골라 투약하기 시작하였다. 일주일의 입원 후 몇 년간 그녀를 괴롭혀 온 관절통이 사라지고 우울증도 좋아져서 그녀의 얼굴에 웃음기가 돌았다.

이제는 어느 정도 건강을 다시 찾고 관절염의 고통에서 비교적 자유롭게 되었다. 불편한 몸이지만 남을 위해 자원봉사도 한다. 물론 이 과정까지 다양한 약물요법과 주사치료가 필요했고, 치료 도중 약물의 부작용도 나타났으며, 약물을 체질에 맞추기 위한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이제는 한 달에 한 번씩 외래에 약을 타러오는 그녀는 어느 정도 장애는 남아 있지만 항상 웃는 얼굴이고, 자기와 같은 처지의 환자를 많이 데려와 도움을 부탁했다.

류마티스관절염은 이렇듯 관절뿐만 아니라 폐, 심장, 혈관, 신장, 위, 눈물샘, 침샘 등 몸의 여러 장기에 염증과 기능 장애를 일으키고 우울증까지 유발하는 전신 질환이다. 많은 경우에 질병이 진행하므로 조기 진단과 조기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류마티스관절염의 진단은 X레이와 피 검사, 핵의학 검사 등 여러 가지 검사와 의사의 자세한 진찰로 하는데 초기의 류마티스관절염은 진단하기 힘들어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최근 류마티스관절염의 원인을 제거하여 병의 뿌리까지 치료하는 항류마티스약제와 생물학적제제가 많이 개발되어 현재 전국의 대학병원을 비롯한 류마티스 전문병원에서 사용 중이다. 류마티스관절염도 암과 마찬가지로 초기에 잘 진단하고 초기부터 잘 치료하면 완치할 수 있는 질병이므로, 관절이 아프기 시작할 때 빨리 전문의를 찾아 자세히 진찰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나라에서 흔한 퇴행성 관절염(골관절염), 통풍이나 강직척추염, 베체트병, 루푸스 등도 조기 진단을 하면 장애를 막을 수 있고 쉽게 치료가 가능하다. 결론적으로, 관절염은 초기에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하면 합병증이나 신체장애를 막을 수 있고 완치도 가능하므로 관절염에 대해 초기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을 권한다.

▶ [뉴스레터] 식생활 정보, 끼니로그에서 받아보세요!
▶ 경향신문 프리미엄 유료 콘텐츠가 한 달간 무료~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