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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아들아 고통없는 그곳서 행복해" 靑청원 올린 광주 학폭 피해자 母 '눈물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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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산에서 극단적인 선택으로 생을 마감한 광주의 한 고등학생이 생전 학교폭력(학폭)에 시달렸던 정황이 담긴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파문이 확산하는 가운데 "아들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며 철저한 조사와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렸던 피해 학생의 어머니가 숨진 아들을 향한 편지를 공개하면서 청원 참여를 호소했다.

자신을 '광주학교폭력 피해자 엄마'라고 자신을 A씨는 27일 한 온라인커뮤니티에 아들에게 쓴 편지와 글을 올렸다.

A씨는 "제 아들은 본인이 입은 피해에 대해 말을 할 수 없다"면서 "우리 가족이 아들의 억울함을 풀어 주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A씨는 "그러나 저희 힘만으로는 부족하다.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하다"면서 "국민청원 20만이 넘으면 국가적 관심으로 빠른 수사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청원에 동참해 줄 것을 부탁했다.

다음달 5일 마감을 앞두고 있는 해당 청원은 28일 오전 10시 기준으로 19만명이 넘게 동의했다.

이어 A씨는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아들아, 너를 품은 10개월은 행복했어"라면서 "세상에 나고 보니 너만큼 빛나는 아이가 또 없더라. 17년 하고도 6개월을 입히고 먹이고 키웠는데 거기가 어디라고 엄마보다 먼저 가니"라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아울러 A씨는 "네가 엄마한테 남긴 마지막 편지에서 그랬지. 일주일만 슬퍼하고 담엔 웃고 다녀주라고. 엄마 웃는 게 좋다고"라면서 "엄마가 그 부탁은 들어줄 수가 없어. 네가 너무 그립거든"이라고 적었다.

여기에 덧붙여 A씨는 "대신 너 힘들게 했던 사람들 전부 혼내줄게"라면서 "아들아, 고통없는 그곳에서 행복하렴. 다음에 우리 또 만나자. 그땐 엄마 곁에 오래 머물러줘"라고 썼다.

앞서 숨진 B군의 부모는 지난 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학교 폭력으로 인해 생을 마감한 아들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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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군 부모는 "6월 29일 화요일 환하게 웃는 표정으로 손을 흔들며 학교에 간다던 아들이 학교에 가지 않고 인근 산으로 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면서 "장례를 치르던 중 교실에서 폭행을 당하고 있는 아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제보 받고 이유를 알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B군 부모는 "수년 간의 학교 폭력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선택한 마지막 길이였다는 것을 알았다"면서 "학교에서 친구들과 잘 지낸다고 항상 씩씩하게 말하던 녀석인데 속으로 그 큰 고통을 혼자 참고 견디고 있었다는 것을 생각하니 아비로서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고도 했다.

아울러 B군 부모는 "가해 학생들이 엄중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저희가 지지치 않고 싸울 수 있도록 옆에서 함께 해달라"면서 "아들의 억울함을 풀고, 학교 폭력이 없는 세상이 오도록 끝까지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지난 6월29일 오전 11시19분쯤 광주 어등산 팔각정 근처에서 고교생 B군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인근을 지나던 등산객의 신고로 구조대원이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B군은 이미 사망한 상태였고, 경찰은 B군의 몸에 외상이 없고 타살 정황 등 범죄 혐의점이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발인 하루 전날 B군의 부모는 장례식장으로 찾아온 B군 친구의 부모를 통해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됐다.

B군이 친구들에게 폭력을 당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공개됐기 때문으로 MBN이 지난 5일 공개한 해당 영상을 보면 C군이 정신을 잃을 때까지 B군의 목을 조르는 모습이 담겼다.

B군 친구의 부모는 장례식장까지 와서 직접 영상을 보여준 이유에 대해 이들 가해자 가운데 한 명이 B군의 운구를 하기로 돼있었기 때문이라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B군 유족은 "어떤 학부모님이 저희를 만나러 오셔서 동영상을 보여주셨다"면서 "목을 조르던 아이 중 하나가 내일 운구를 하게 돼 있다는 얘기를 듣고 막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오셨다)"고 했다.

그러면서 B군 유족은 "사망 전날에도 뺨을 맞았다는 걸 알았다"면서 "영상 속 가해 학생이 B군은 맷집이 좋으니까 때려보라고 하면서 (다른 아이들에게 폭행하도록) 시켰다고 한다"고도 했다.

B군 유족은 해당 영상을 포함해 학폭 관련 증거를 경찰에 제출하고 수사를 의뢰했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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