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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현대차 임단협 가결, 3년 연속 무분규···위기 공감 속 앙금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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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현대자동차 노조가 28일 울산공장 노조 사무실에서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함을 개봉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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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노사가 3년 연속으로 파업 없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을 마무리했다. 현대차의 3년 연속 무분규는 2009∼2011년에 이어 두 번째다.

현대차 노조는 전체 조합원 4만853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단협 잠정합의안 찬반투표에서 4만2745명(투표율 88.07%)이 참여해 2만4091명(56.36%) 찬성으로 가결했다고 28일 밝혔다.

앞서 현대차 노사는 지난 20일 기본급 7만5000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성과급 200%+350만원, 품질향상 및 재해예방 격려금 230만원, 미래경쟁력 확보 특별합의 주식 5주 등을 담은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기본급 인상 규모는 2015년 이후 최대 수준이다. 사측은 “임금인상 및 성과금 규모는 전년도 경영 실적과 올해 경영 환경을 토대로 합리적 수준에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노사는 또 국내 공장과 연구소 중심으로 신산업을 대비하고 고용을 유지하는 내용의 ‘산업전환 대응 관련 미래 특별협약’도 체결했다. 다만 노조가 요구한 정년 연장, 해고자 복직에 대해 사측은 인사·경영권을 침해한다며 ‘수용 불가’ 원칙을 고수했다.

이번 타결은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일부 공장 라인이 멈추는 등 위기가 여전한 것에 노조가 공감한 결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재확산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파업을 강행했다가 자칫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노사 간 임단협 합의안 조인식은 29일 울산공장에서 열린다. 올해 임단협이 무분규로 마무리됐지만 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성률이 56%대에 그쳐 앙금은 가시지 않았다. 노조가 요구한 정년 연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나, 합의안이 성과 보상보다는 고용 안정에 방점이 찍혀 있어 MZ세대(1980∼2000년대 초반 출생자)를 중심으로 한 사무·연구직 직원들의 불만은 여전하다.

국내 자동차업계의 ‘맏형’ 격인 현대차의 임단협이 타결되면서 기아와 한국GM, 르노삼성자동차 등 나머지 완성차 업체도 임단협에 속도를 낼지 관심이 쏠린다.

현대차 노조와의 연대 투쟁을 결의했던 기아 노조는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다음달 10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앞두고 있다. 한국GM은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부결돼 재교섭을 벌이게 됐다. 국내 완성차 업체 중 유일하게 지난해 임단협을 타결하지 못한 르노삼성 노사는 사측과 교섭을 벌이고 있으나 진척이 없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어려운 시기에 갈등보다 상생을 택한 (현대차) 노사 모두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한다”며 “현대차 합의를 계기로 다른 완성차 기업들도 노사가 한 걸음씩 양보해 미래차 시대를 함께 대비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고영득 기자 go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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