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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측 변호사 "임원들에게 여비서 두지 말라 권고…세상 왜 이렇게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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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승 변호사 "여직원들과 차도 마시지 말라고 조언한다"

일각서 '펜스룰' 연상케 한다며 비판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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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승 변호사가 지난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정 변호사는 당시 "기업 임원들에게 여성 비서를 두지 말라고 조언해줬다"고 말했다. / 사진=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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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법률대리인인 정철승 변호사가 '박 전 시장 사건 이후부터는 기업 임원들에게 여성 직원과의 접촉을 기피하라고 권고한다'는 취지로 언급해 이른바 '펜스룰' 논란이 불거졌다. 펜스룰은 성비위 문제를 줄이기 위해 일부러 여성과 대면하는 일을 차단하는 행동인데, 이같은 대응 방식이 오히려 여성에 대한 차별을 조장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 변호사는 지난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대기업의 부사장인 친구 사무실에 들렀는데 비서실에 여직원이 근무하고 있더라"며 입을 열었다.

그는 "여직원이 시원한 음료수를 갖다줬는데 대단히 친절했다. 친구에게 비서실에 여직원을 둘 불가피한 이유가 있냐고 물었더니 딱히 그런 이유가 없다길래, 비서실에 여직원을 두지 말라고 했다"며 "나는 내가 자문해주는 모든 기업의 CEO 및 임원들에게 여직원들과 회식, 식사는 물론 차도 마시지 말라고 조언해 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전 시장 사건 이후부터는 여비서를 아예 두지 말라고 강하게 권고하게 됐다"면서도 "이런 조언과 권고를 하면서도 늘 도대체 이게 뭐하는 짓인가 자괴감이 든다. 세상이 왜 이렇게 되었나 개탄스럽기도 하고"라고 토로했다.

정 변호사는 성추행·폭행 등 논란을 피하기 위해 기업 고위직이 여성 직원과 접촉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주장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 변호사의 이런 주장을 두고 누리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일부 누리꾼들은 "남녀가 함께 일하기 힘든 사회가 된 것 같습니다", "답답합니다"라며 정 변호사의 글에 공감한다는 반응을 보인 반면, 일각에서는 '펜스룰'이 연상된다는 비판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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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스룰'은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이 지난 2002년 "아내를 제외한 다른 여성과 1대1로 식사하지 않는다"며 발언한 데서 비롯됐다. / 사진=연합뉴스


펜스룰은 여성 직원과의 접촉을 차단해 성폭력 문제를 피하는 행동 방식을 뜻하는 말로,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이 지난 2002년 하원의원 시절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아내가 아닌 다른 여성과 절대 1대1로 저녁 식사를 하지 않는다"며 말한 데서 비롯됐다.

펜스룰은 사회적 경제적 권위를 가진 남성이 여성과의 접촉을 일부러 피하면서, 오히려 '유리 천장' 등 여성의 사회 진출을 제한할 수 있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와 관련, 누리꾼들은 "정 변호사님처럼 영향력 있는 분들이 이런 말씀을 하면 많은 여성들이 생계를 위협받는다고 느낄 수 있다", "여성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지, 여성을 배격해서는 안 된다", "성추행, 폭행 피해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조언은 아닌 것 같다" 등 비판을 쏟아냈다.

'펜스룰' 논란이 커진 가운데, 정 변호사는 25일 재차 글을 올려 "며칠 전 포스팅했던 글을 링크해서 욕하고 비난하는 이들이 있다"며 "주로 2030대인데 여성들이야 내 포스팅이 기분 나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남성들이 (제게 비판하는) 그러는 것을 보면 뭐랄까"라며 "사기 안 당해본 멍청한 사람들이 사기 피해자들을 비웃는 경향이 있는데, 그런 느낌이 든다"고 꼬집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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