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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美, 타국 평등하게 대하는 법 배워야”… 셔먼 회동앞 ‘선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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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스스로를 우월하다고 여겨”… 오늘 톈진서 회담 앞두고 직격탄

“홍콩 기업 환경 근거 없이 더럽혀”… 美인사 7명에 대한 제재까지 발표

美 “어려운 주제 피하지 않을 것”, 양국 당면 이슈 정면돌파 의지

동아일보

중국이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의 방중 이틀 전에 윌버 로스 전 상무장관 등 미국 인사 7명에 대한 제재를 단행했다. 자국의 특별행정구인 홍콩 문제에 관여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달 한국의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통과시킨 반(反)외국제재법을 적용한 첫 제재 사례다. 이 법은 중국이 자국 기업이나 인사에 대한 서방의 제재에 대응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25일 중국을 찾은 셔먼 부장관은 26일 톈진에서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장관) 등을 만난다.

중국 외교부는 23일 홈페이지를 통해 반외국제재법에 근거한 미국 인사들에 대한 제재 사실을 알렸다. 로스 전 상무장관과 미중경제안보검토위원회(USCC), 미 의회-행정부 중국위원회(CECC),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와 홍콩민주주의위원회(HKDC) 소속 등 7명이다. 외교부는 이들에 대한 제재와 관련해 “미국 측은 이른바 홍콩 기업 경보라는 것을 만들어 홍콩의 기업 환경을 근거 없이 더럽히고 홍콩 내 중국 당국자들을 근거 없이 제재했다”고 밝혔다.

24일엔 왕 부장이 미국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왕 부장은 “미국은 다른 나라를 평등하게 대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중국 관영 매체 신화통신에 따르면 왕 부장은 이날 청두에서 파키스탄 외교장관을 만난 뒤 “미국은 지금까지 평등한 태도로 다른 나라를 대하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면서 “중국은 국제사회와 함께 미국이 이런 방법을 알도록 가르쳐야 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미 국무부 대변인이 ‘우세한 위치’에서 중국을 상대할 것이라고 밝힌 데 대한 반격이다. 왕 부장은 “미국은 늘 다른 나라를 압박하며 우월하다고 여긴다. 세상에 다른 나라보다 위에 있는 국가는 없고 있어서도 안 된다”고 했다. 왕 부장의 발언은 셔먼 부장관의 중국 방문 하루 전에 나온 것이다.

미국은 셔먼 부장관의 이번 방중에서 양국 간의 당면 이슈에 대해 정면으로 부딪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미 정부 고위 당국자는 24일 전화 브리핑에서 “예의를 차린다면서 어려운 주제들을 피하지는 않겠다는 것이 우리의 철학”이라며 “(어려운 주제를 피한다면) 문제가 곪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양국 관계가 도전적일 때라도, 또 그럴 때일수록 이 관계를 책임 있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 당국자는 또 “이번 회담의 주요 목적은 양국 관계에 대해 솔직한 의견을 교환하는 것”이라며 “구체적인 부분을 협상하기보다는 고위급에서 협상 채널을 열어두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말했다.

브리핑에 참석한 또 다른 당국자는 “셔먼 부장관은 노련한 외교관이고, 우리는 이번 회담을 정신을 바짝 차리고 하려 한다”며 “셔먼 부장관은 미국과 우리 동맹국, 파트너의 이익과 가치를 솔직하고 직접적으로 대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방중 일정에 대해서는 셔먼 부장관이 26일 셰펑(謝鋒) 외교부 부부장을 만난 뒤 왕 부장과 회담할 예정이라고 이 당국자들은 설명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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