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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거리두기 연장·상향에 학부모 "학습결손 우려"…전문가도 "등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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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강주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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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된 12일 오전 서울 노원구 화랑로 태랑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2021.7.12/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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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2주 연장된 데 이어 비수도권에서도 거리두기 단계가 3단계로 격상되면서 2학기 전면 등교에 빨간불이 켜졌다. 학부모들은 또 다시 원격수업으로 돌아서면 학습 결손이 이어질 것을 걱정하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4단계가 유지되더라도 학교는 문을 열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비수도권에서도 오는 26일부터 거리두기 단계를 3단계로 일괄 상향한다고 25일 밝혔다. 지난 23일 수도권 지역에 적용 중인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와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를 2주간 연장한 데 이은 조치다.

다음달 8일까지 수도권 학교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지침을 적용받는다. 4단계에서는 전면 원격수업을 진행해야 하며 3단계에서는 학교 밀집도 기준에 따라 등교 인원을 조정해야 한다.

전면 등교를 추진해 온 교육부 입장에선 이번 4차 유행이 걸림돌이다. 지금의 수치라면 8월 중순인 본격적인 개학철이 되더라도 전면등교가 가능한 2단계까지 거리두기 수위가 내려갈 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지난달 발표한 학교밀집도 기준을 보면 3단계부터는 전면 등교가 불가능하다.

학부모들은 원격수업이 늘어나면 또 다시 학습 결손이 일어날 것을 걱정하고 있다. 중학교 3학년 딸을 둔 A씨(47·서울 서대문구)는 "원격수업을 시켜보면 아이가 방 문 닫고 영화 스트리밍 사이트를 켜놓은 채로 수업 듣는 걸 알면서도 간섭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며 "학습의 집중도를 고려할 때 4단계더라도 등교 수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A씨는 이어 "아이가 1학년 때는 자유학기제라 공부에 관심을 두지 않았고, 2학년 때는 개학 초기부터 원격수업 때문에 공부를 하는둥 마는둥 했는데 3학년 2학기까지 학교를 못 가면 고등학교에 들어가서는 학원을 가는 아이들과 격차가 엄청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초등 4학년 자녀를 둔 워킹맘 B씨(40·서울 송파구) 역시 학습 결손을 걱정했다. B씨는 "원격수업의 경우 콘텐츠 질이 높지 않을 뿐더러 아이의 집중도도 떨어지더라"며 "어차피 아이들이 대부분 학원에 가서 공부하는 걸 생각하면 4단계가 되더라도 등교가 가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B씨는 "주변을 보면 워킹맘은 매일등교, 전업맘은 격일등교 정도를 선호하는 것 같다"며 "각자의 사정에 따라 다르니 온오프라인 수업을 병행하고 각 학생들에게 등교선택권을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거리두기 단계와 상관없이 학교는 문을 열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2주간 4단계 거리두기 단계를 유지하면서도 학생 확진자는 되레 늘었다"며 "이는 다시 말하면 델타 변이의 전파력이 강력하고, 학생들의 주요 감염원은 학교가 아니라는 말"이라고 말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달 20~21일 전국에서 293명의 학생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하루평균 146.5명꼴이다.일평균 학생 확진자는 지난 1~7일만 해도 73.0명이었으나 2주간 2배 가량이 늘었다.

정 교수는 "병원에서 감염병 관리를 위해 적용하던 동선 설계를 학교에 적용하고 학생들이 최대한 마주치지 않는 방향으로 이동을 최소화하는 등 방역 수칙을 엄격하게 지키면 된다"고 말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술집은 문을 여는데 학교는 문을 닫아버린 지금의 상황은, 유은혜 부총리가 말한 '학교는 가장 먼저 문을 열고 가장 늦게 닫아야 한다'는 말을 교육부가 스스로 어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원하는 학교를 대상으로 철저한 방역 수칙 준수를 전제로 4단계에도 시범적으로 문을 열고 학교를 운영한다든지 하는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주헌 기자 z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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