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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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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주긴 하는건지"…與野 재난지원금 3주째 줄다리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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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와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오른쪽)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 회동에서 자리에 앉고 있다.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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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코로나19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을 놓고 지루한 줄다리기를 계속하고 있다.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최고치를 경신하고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 연장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도 국민의 고충을 외면한 채 정치적 셈법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21일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하에 회동하고 2차 추가경정예산 심의 기한과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를 논의했다. 박 의장은 여야 원내대표를 향해 "코로나19 사태가 1년 반 이상 지속되면서 국민들이 많은 고통을 겪었는데 국민들께서는 재난지원금과 손실보상금이 하루라도 빨리 나오길 고대하고 있다"며 "그런 뜻을 감안해서 (추경이) 23일 통과될 수 있도록 논의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여야는 이미 지난 5일에 23일까지 추경을 통과시키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실제로 약속한 기한이 지켜질지는 미지수다. 앞선 합의는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세 자릿수에 머물던 시기에 이뤄졌기 때문이다. 이후 확진자가 네 자릿수로 치솟고 거리 두기 단계도 격상되면서 추경안의 대규모 조정이 불가피해졌다. 당장 지난 17일 여당과 정부가 부랴부랴 확대하기로 합의한 3조5000억원가량의 회복희망자금 및 손실보상액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한 여당은 대선을 앞두고 지난 총선 때와 마찬가지로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밀어붙이고 있다.

하지만 여당과 정부 간 이견부터 좁혀지지 않고 있다. 여당은 소상공인 지원 예산은 1조1000억원 규모의 신용카드 캐시백 예산을 감액하고 약 2조원으로 계획했던 국채 상환을 철회해 확보하자는 입장이지만 정부는 국채 상환을 포기할 수 없고 다른 사업들을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재난지원금 역시 정부는 형평성과 소득 재분배 차원에서 전 국민 지급은 부적절하다는 방침이다. 여당과 정부 간 줄다리기에 국민의 혼란과 고통만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야당도 재난지원금 지급에 대해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며 혼란을 더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준석 대표가 송영길 민주당 대표에게 전 국민 지급을 동의해줬다가 철회한 이른바 '100분 번복' 해프닝 이후 전 국민 재난지원금에 대해 '추경 순증이 일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지급 규모를 늘릴 수 있다'는 조건부 찬성으로 선회했다. 이날 진행된 예산결산심사소위원회에서 야당은 코로나19와 무관한 정부 사업들에 대해 "시급성이 없다"고 질타하며 대대적인 삭감을 요구했고 여당과 정부는 원안 유지를 위해 맞섰다. 야당 간사인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를 향해 "불요불급한 예산 5조원 정도를 삭감해서 갖고 오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송 대표는 추경안 통과가 당초 합의한 23일보다 미뤄질 수 있다고 시사했다. 그는 21일 TV토론회에서 "이번주 안이나 다음주 초에 정리될 것"이라며 소상공인 회복희망자금의 경우 8~9월 안에 지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여야는 이날 상임위원장 재배분 문제 역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여야 원내대표는 22일 재차 회동해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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