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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TK 구애·중도 확장'…두마리 토끼 잡기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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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창섭 기자] [the300] 대구 찾아 민주화 정신과 번영·발전 언급… '120 시간' 논란 등 정면 반박(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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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뉴스1) 공정식 기자 = 야권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0일 낮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상가 연결통로에 환영 나온 시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2021.7.20/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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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0일 대구를 찾았다. 의료진과 시민의 노고를 격려하고 대구의 발전·번영을 얘기하며 TK(대구·경북) 민심에 적극적으로 구애했다.

2.28 민주기념탑을 찾아 민주화 정신을 강조하고 보수 텃밭인 대구를 "진보적 도시"라고 칭했다. 지지율 하락과 국민의힘 입당 압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중도 확장 행보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윤 전 총장은 '주 120시간 노동 발언' 등 자신을 향한 논란에도 "일고의 가치도 없다"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국민의힘과 비슷한 윤석열의 중도 확장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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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뉴스1) 공정식 기자 = 야권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0일 오전 대구 2.28민주의거기념탑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2021.7.20/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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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전 총장은 이날 오전 2.28 민주기념탑 참배를 시작으로 대구 일정을 시작했다. 대구행은 '윤석열이 듣습니다' 민생 행보 일환으로 17일 광주 방문에서 이어지는 지방 일정이다.

윤 전 총장의 대구 방문 취지는 대구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아우르는 것이다. 윤 전 총장 캠프 대변인은 더300(the00)과 통화에서 "대구 방문의 시작은 과거를 상징하는 2.28 민주기념탑 참배다. 이어 산업화를 이룬 현재로 넘어온다"며 "서문시장과 동산병원을 방문해 침체된 경제 등 현재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윤 전 총장은 2.28 민주기념탑을 참배하며 "2.28 정신을 이어받아 법치와 민주주의를 기반으로 대구 경북의 재도약과 번영을 위해 힘껏 뛰겠다"고 방명록에 적었다. 민주화 정신을 강조하면서도 TK(대구·경북)의 경제 성장까지 염두에 둔 메시지다.

윤 전 총장은 참배 직후 '2.28 민주운동 주역과 간담회'에서도 민주화 운동과 TK의 번영을 언급했다. 윤 전 총장은 이 자리에서 "4.19 혁명은 2.28 대구 의거에서 시작해 4월26일 이승만 대통령 하야 때까지 이어진 일련의 국민혁명이다. 그 시작이 바로 대구"라며 "대구는 나라의 미래를 더 많이 생각하는 아주 리버럴(자유주의적)하고 진보적인 도시"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저도 우리 대구·경북 시민과 함께 대구·경북 지역이 번영과 도약의 미래를 맞이할 수 있도록 힘껏 뛰겠다"고 다짐했다.

민주화 정신을 강조하는 윤 전 총장 행보는 지난해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이 민주화 운동을 당 강령에 넣으며 중도 확장에 주력하던 것과 닮았다.

지난해 7월 당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체제의 미래통합당은 새로운 당 강령에 "자유민주주의를 공고히 한 2.28 대구 민주운동, 3.8 대전 민주 의거, 3.15 의거, 4.19 혁명, 부마항쟁, 5.18 민주화 운동, 6.10 항쟁 등 현대사의 '민주화 운동 정신'을 이어간다"고 썼다. 보수 정당이 당 강령에 민주화 운동 사례를 열거한 것은 처음이었다. 윤 전 총장도 최근 보수에 치우쳤다는 비판을 의식해 중도 확장을 위한 행보에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MBC 의뢰로 코리아리서치가 17~18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5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후보 선호도를 조사해 19일 발표한 결과 윤 전 총장은 중도층 응답자로부터 18% 지지를 얻었다. 진보 성향 응답자 중 윤 전 총장을 지지한다고 답한 비율은 3.1%에 불과했다.

윤 전 총장은 전체 지지율에서 19.7%로 3위를 기록했다. 이재명 경기지사(27.1%) 다음이었다. 윤 전 총장에 이어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6%를 기록해 3강 구도를 형성했다. (95% 신뢰수준, 표본오차 ±3.1%p. 응답률은 27.4%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와 코리아리서치 홈페이지를 참조)


"120시간 논란? 일고의 가치도 없어"

윤 전 총장은 이날 자신을 향한 논란을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반박했다. 지지율 하락과 관련해서는 "국민을 위한, 국민만 바라보는 일관된 정치를 하는 데에 좀 더 의연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대구 서문시장 상인들과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120시간 발언을 갖고 왜곡을 자꾸 하는 모양이다. 우리 근로자들을 120시간 일 시켜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고 밝혔다.

윤 전 총장은 19일 메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스타트업 청년과 만난 일화를 소개하며 "필요한 경우 주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한 뒤 쉴 수 있는 예외조항을 둬야 한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해당 논란에 윤 전 총장은 "2주 전 청년 스타트업 행사에 갔다. 청년들이 게임을 개발할 때 주 52시간을 하니깐 집중력 떨어지니 주 52시간을 월 단위나 분기, 6개월 단위로 해서 평균적으로는 주 52시간을 해도 집중적으로 일할 수 있는 것을 노사 간의 합의로 좀 변형할 수 있게 예외를 뒀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주 52시간을 일의 종류에 따라 노사 간의 합의에 의해 변경할 수 있도록, 근로자를 압박해서 합의 형식을 빌리는 게 아니라 근로자 스스로도 유리할 수 있는 그런 근로 조건에 자기 결정권을 갖도록 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10%대까지 떨어진 여론조사 지지율에는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며 의연한 자세를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지지율 하락 원인으로 국민의힘 입당을 미루는 등 윤 전 총장의 명확하지 않은 정치 행보에 국민적 피로감이 쌓였다는 분석 등이 나왔다. 이에 윤 전 총장은 "정치를 처음 시작했기 때문에 많은 국민과 현장에서 직접 스킨십하고 얘기도 듣고, 눈으로 보는 과정이 제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율 문제는, 국민의 정확한 여론조사라면 늘 관심을 갖고 귀 기울여야 하는 건 맞다"면서도 "정치인이 매일 또는 일주일에 한 번씩 실시되는 조사에 흔들리거나 일희일비해서는 국민만 바라보는 일관된 정치를 못 한다. 좀 더 의연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날(19일) 심재철 남부지검장이 윤 전 총장의 징계 취소 소송 증인으로 나와 "총장 자격이 없다"고 비판한 것에는 "제가 언급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일축했다.


"우한처럼 대구 봉쇄? 철없는 미친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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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뉴스1) 공정식 기자 = 야권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오른쪽)이 20일 오후 대구 중구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을 찾아 병원 입구에서 발열검사를 받고 있다. 2021.7.20/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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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전 총장은 코로나19(COVID-19)와 싸우는 대구 의료진을 찾아 격려했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코로나19 대구 확산 당시 여당에서 나왔던 '대구를 봉쇄해야 한다'는 주장을 "철 없는 미친 소리"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오후 대구 동산병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코로나19가 대구에서 시작됐기에 잡혔다. 다른 지역이었으면 질서 있는 처치가 안 되고 민란부터 일어났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해당 발언은 윤 전 총장이 지난해 초 대구에서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하던 당시 상황을 회고하며 대구 의료진과 시민의 노력을 격려하면서 나왔다. 지난해 2월 홍익표 당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당정협의 브리핑에서 "대구·경북 청도 지역은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해 통상의 차단조치를 넘어서는 최대한의 봉쇄정책을 시행, 확산을 조속히 차단하기로 했다"고 말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윤 전 총장은 "(당시) 대구의 코로나19 확산을 저지하기 위한 의료진과 시민의 노력을 지원해주기는커녕 우한 봉쇄처럼 대구를 봉쇄해야 한다는 철 없는 미친 소리가 나오는 와중이었다"며 "대구 시민 자존심의 상실이 컸을 거라고 생각한다. 저도 당시 검찰을 지휘하는 사람으로서 비상 계획에 들어갔던 기억이 떠오른다"고 회고했다.

이어 "대구 의료진이 코로나19 확산 저지에 애를 많이 썼다. 시민들이 질서 있는 대처를 하는 것을 봤다"며 "대구 지역에 계신 분들이 대단한 분들이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됐다"고 밝혔다.

윤 전 총장은 웃으며 "대구 분들이 특히 죽겠다는 소리를 잘 안 하지 않느냐"고 말한 뒤 "그렇기 때문에 코로나19가 대구에서 시작됐기에 잡혔다. 초기 확산하는 지역이 대구가 아닌 다른 지역이었으면 질서 있는 처치가 안 되고 민란부터 일어났을 것이란 말처럼 지역민들이 애를 많이 썼다. 티를 안 내고 이렇게 해주신 데 정말 깊은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창섭 기자 thrivingfir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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