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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단독]교정시설 집단감염 막겠다… 법무부 '3밀' 방지 설계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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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딩·전주형 등 건물배치 및 층별구성 재점검… 새로 지어질 교정시설 설계에도 반영키로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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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법무부가 제2의 동부구치소 집단감염 사태를 막기 위한 개선책을 내놓는다. 전국 교정시설의 밀접·밀폐·밀집 등 이른바 3밀을 완화하기 위한 공간 재구성이 골자다. 개선책은 향후 건축사나 기술사 등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해 새로 지어질 교정시설의 초기 설계에도 적용할 예정이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지난해말 발생한 교정시설 내 코로나19 집단감염의 확산 원인을 시설·상황별로 분석, 감염병 사전 차단 및 확산 조기 진화를 위한 개선책을 수립하기로 했다.

교정시설 집단감염 사태는 지난 1월 동부구치소를 시작으로 법원 등 연계기관까지 확산됐다. 특히 동부구치소는 아파트형 구조로 '3밀'의 조건을 모두 갖춰 지난해 12~1월 사이 집중적으로 확진자가 발생했다.

국가인권위원회도 미흡한 대응을 지적했다. 당시 교정시설의 인력 한계, 과밀수용 상황 등 불가피성이 인정됐지만 밀접접촉자 관리, 유증상자 구분 수용 등 핵심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아 응급상황 대응 매뉴얼을 준수하라고 권고했다.

지난달 법무부 교정개혁위원회가 의결한 '교정시설 내 과밀수용 개선방안'에 한계가 있다는 내외부의 지적도 반영됐다. 과밀수용 개선을 위한 가석방 활성화 방안이 주요 골자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분석에서다. 당시 공개된 개선안에는 '수용공간 확충을 위해 대도시 소재 교정시설 수용밀도를 완화하고 수용자 1인당 적정 공간 확보 방안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원론적인 내용만 담겼다.

이에 법무부는 시설 측면에서 교정시설 내 감염병 확산 원인부터 다시 분석하기로 했다. '3밀'이 감염병 확산의 최대 원인으로 지목된 만큼 전국 교정시설을 빌딩형과 전주형으로 구분한 뒤 건물 배치 현황이나 층별 평면구성 등을 살펴 문제점을 찾아내는 방안이 적용된다.

수용자, 관리자, 외부인 등의 동선과 이동 수단은 물론 환기 상태도 점검한다. 모든 과정을 통해 감염병 확산 원인을 사전 차단하겠다는 계획이다. 수용동 내 독거실과 혼거실의 적정 비율도 다시 산정한다. 적정 면적과 수용거실에 대한 세부기준을 재수립해 전국 교정시설에 적용하기 위해서다.

특히 새로 지어질 교정시설의 초기 설계 과정에 이 개선안을 적용하기로 했다. 건축사 또는 기술사 등 건축분야 엔지니어링 전문가의 분석을 담아낸 설계로 개선 사안이 최대한 반영된 평당 적정 공사비도 도출할 방침이다.

중장기적으로는 법무부 훈령인 '법무시설조성 추진에 따른 업무지침'에도 적용한다. 관련 법, 규정 개정을 통해 교정시설 운영 및 설계·공사 부문의 정식 매뉴얼을 갖추겠다는 얘기다. 교정본부 관계자는 "현재 집단감염 재발을 위한 단계별 예방책이 마련돼 현장에서 운영 중에 있지만 좀 더 전문적이고 세분화된 매뉴얼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새로 지어질 교정시설에 대한 설계 방향까지 담아낼 예정인 만큼 지금과는 다른 체계적인 시스템이 마련될 것"이라고 밝혔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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