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선언 후 처음 5·18 묘역 참배
“광주의 한, 경제번영 승화해야”
내일은 대구 찾아 서문시장 등 방문
후원회장엔 미국통 황준국 선임
윤석열 전 검찰총장(가운데)이 지난 17일 오후 광주를 방문해 옛 전남도청 건물을 바라보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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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가 18년 전이나 지금이나 어쩌면 이리 똑같나. 너무 화가 난다.”
제헌절인 17일 광주를 방문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시내를 둘러본 뒤 참모에게 했다는 말이다. 윤 전 총장 측 관계자는 18일 “윤 전 총장이 광주에 근무하던 2003년 무렵과 비교하면서 ‘광주가 경제적으로 너무 발전이 안 됐다. 내 당선 여부를 떠나 광주는 확실히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대선 출마선언 후 처음 광주를 찾은 윤 전 총장은 17일 국립 5·18 민주묘지 참배부터 했다. 그는 참배 도중 목멘 목소리로 “광주의 한을 극복하자는 말조차 나오지 않는다. 이제 광주의 한을 자유민주주의와 경제번영으로 승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또 “선열의 죽음을 아깝게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자유민주라는 보편적 가치 위에서 광주·전남 지역이 고도 산업화와 경제성장의 기지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광주를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도시로 탈바꿈시키겠다는 방향 아래에서 관련 공약을 준비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은 5·18 민주묘지 추모탑 근처에서 ‘민중항쟁 구속자회’ 관계자를 만나 “희생자들이 겪었을 트라우마와 고통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민족민주열사 묘역(5·18 구묘역)을 참배하던 중엔 광주 시민으로부터 정치개혁에 관한 기습질문을 받았는데, 윤 전 총장은 “당분이 있는 곳에 벌레가 몰려들듯 부패는 이권이 귀속되는 데 있게 마련이다. 국가의 중요한 의사결정이 국민에게 투명하게 이뤄지면 부패를 상당히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윤 전 총장은 20일엔 대구를 방문한다. 대구 2·28 민주운동 기념탑을 방문하고 서문시장과 대구동산병원도 찾는다. 윤 전 총장측은 “영·호남을 가로지르면서 동서 화합과 국민 대통합 메시지도 함께 던지려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윤 전 총장 캠프는 18일 “황준국 전 주영국대사를 후원회장으로 선임했다”고 공지했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황 전 대사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평소 윤 전 총장을 돕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며 “지금의 국가 상황은 신념과 용기, 돌파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윤 전 총장이 지난 2년간 그걸 잘 보여주면서 국민에게 희망을 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 전 대사(78학번)와 윤 전 총장(79학번)은 서울대 한 학번 차이로 재학 때부터 안면이 있었다고 한다. 북핵외교기획단장과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을 지낸 황 전 대사는 미 오바마 행정부 시절에 주미 공사로 근무해 현 바이든 행정부와도 인맥이 두텁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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