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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1 (금)

“하천 콘크리트관이 유일한 농로” 세월교 끊긴 마을 '발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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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잠수교 유실에 옥천 농가 대책 촉구

중앙일보

이달 초 집중호우로 유신된 충북 옥천군 군북면 지오리 세월교. [사진 용목리 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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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옥천의 대청호 연안 마을 주민들이 농경지로 가는 잠수교가 매년 유실되면서 큰 불편을 겪고 있다.

18일 옥천군에 따르면 군북면 지오리 서화천(옛 소옥천)을 가로지르는 흄관 잠수교인 세월교 40여m(폭 4m) 구간이 이달 초 집중호우로 유실됐다. 이 다리는 군북면 용목리 주민 50여 명이 마을에서 1.5㎞ 떨어진 지오리 논·밭으로 가는 유일한 통로다. 1980년 대청댐이 준공되면서, 댐 상류에 있는 서화천이 자꾸 불어나자 하천을 건너기 위해 85년부터 주민들이 임시로 만든 다리다. 물이 흐르는 방향으로 콘크리트관을 깔고, 그 위에 자갈과 흙 등으로 덮었다.

지오리 경작지에는 과수원 1필지와 밭 32필지, 논 1필지, 임야 13필지가 있다. 한 가구가 살고 있다. 매년 집중호우로 대청댐 수위가 오르면 대청호와 서화천 합수 지점에 있는 세월교와 인근 농로는 물에 잠기기 일쑤다.

이 세월교와 농로를 오가며 농사를 짓고 있는 주민들은 물이 차면 경운기나 트랙터를 끌고 갈 엄두를 내지 못한다고 한다. 지난해 8월에는 집중호우와 상류인 용담댐 방류로 이 흄관 잠수교와 인접한 농로 4㎞ 정도가 침수돼 수개월 정도 통행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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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충청지역에 내린 폭우로 수위가 크게 오른 대청댐이 초당 천 톤의 물을 방류하는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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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은 이 다리가 유실될 때마다 매년 수백만 원의 자비를 들여 보수하는 실정이다. 유재헌(74) 용목마을 이장은 “집중호우로 물살이 거세지거나 대청댐 수위가 높아지면 잠수교가 떠내려간다”며 “장마철에는 다리가 자주 잠기는 바람에 영농은커녕 이동조차 할 수 없는 육지 속의 섬이 되곤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청댐 건설로 인한 농민들의 피해 보상 차원에서라도 제대로 된 다리를 놓아주는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아예 농사짓는 것을 포기하는 농가가 늘고 있다. 일부 농가는 사비를 들여 농업용 선박을 사 농경지를 오가는 경제적 손실과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

옥천군 관계자는 “대청댐 수위 조절 변경으로 침수 기간이 길어지고 집중호우 시 유실로 영농에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수자원공사와 협의해 수계관리기금으로 다리를 놓는 방안을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옥천=최종권 기자 choi.jongk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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