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국고채 발행전략 협의회'/사진제공=기획재정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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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시장 예상을 뛰어 넘는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하면서 국고채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여당이 주장하는대로 2조원 규모의 국고채 조기 상환이 무산될 수 있다는 불안감도 더해졌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코로나19(COVID-19) 상황과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이슈 등으로 시장 변동성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최근 10년물 국고채 금리는 코로나19(COVID-19) 확산 직전인 지난해 3월 초 금리와 비교해 1%포인트(p) 가까이 오른 상태다.
지난 15일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채권시장에서 국채 3년물은 10.7bp(1bp=0.01%) 급등한 1.497%로 거래를 마쳤다. 2019년 11월19일(1.518%) 이후 약 1년8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10년물은 1.6bp 올라 2.024%를 기록했다. 지난 16일에는 모두 소폭 하락해 3년물은 1.451%, 10년물은 2.008%로 마감했다.
한은은 이달 기준금리를 9번 연속 동결해 1년 2개월째 연 0.50%의 제로금리 수준을 유지했지만 뒤이어 나온 통화정책방향 결정문과 이주열 한은 총재의 기자간담회 내용은 방형성이 달랐다. 이 총재가 코로나 4차 대유행 상황에도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크게 훼손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으며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한 것. 이처럼 의지를 강하게 드러낼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던 채권시장에 타격이 컸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간 가장 매파적으로 추측되는 조윤제 위원이 아닌 고승범 위원이 소수의견을 냈다는 점도 시장의 예상을 벗어났다. 고 위원은 한은 추천 인사로 소수의견을 냈다는 것은 이 총재와 이승헌 부총재 등도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이 연내 금리 인상을 단행하겠다는 의지가 읽힌 것이다.
여기에 여당을 중심으로 국고채 2조원 조기 상황을 포기하고 이를 전국민 재난지원금 재원으로 쓰자는 주장이 나와 우려를 더했다. 지난 1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회의에서는 추경안 예산 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기재위에서 "지금 국채상환을 할 때인가 그렇게 시급한가"라며 "부족하면 국채라도 더 내야 할 판국에 국채를 상환하는 게 말이 되냐"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시장이 적자국채로 재원을 마련할 수도 있다고 느끼는 불안감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한다. 국내 한 증권사 채권 담당 애널리스트는 "여당과 정부의 합의 내용이 계속 바뀐 바 있어 추경이 이번 한 번으로 끝나는 게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시장에서 하게되는 것이 문제"라며 "지난해 예산안을 짤 때 코로나로 취약계층이 힘들어질 것을 몰랐던 것도 아닌데 추경 이슈가 또 나왔다"고 투자심리 위축을 우려했다.
이 총재가 하반기에도 시장 안정조치로 국고채 단순 매입 카드 등을 또 꺼내들 수 있다고 언급했지만 이 역시 채권 시장 내 약세 기조를 바꾸긴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이 총재는 지난 15일 금통위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시장금리 변동성 완화를 위해 필요할 경우 국고채 매입 등 여러 시장안정 조치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실제 지난 상반기 약 6조원의 국고채를 단순매입한 바 있다. 그러나 시장 전문가는 "한은은 시장 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꾸준히 가격이 오르는 것보다 가격 변동성에만 집중한다"며 "결국 이 총재의 메시지는 '너희들이 힘들어지면 그 때 나서줄게'란 의미와 다른 게 없어 시장이 힘들어지는 게 선행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로나 확산세에 따른 금리인상 시기 변경 가능성 등으로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다만 이 총재의 매입 메세지는 상반기에 비해 뚜렷한 의지를 보이고 있지 않아 적극적인 매입에 나설 것 같지는 않다"고 내다봤다.
유효송 기자 valid.s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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